브라질, 민영화·규제철폐…‘피노체트式 개혁’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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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장관 게지스 정책 윤곽
정부 부처 29→18개로 축소
2020년 재정 흑자전환 목표

피노체트 1973년 쿠테타 집권
신자유주의로 칠레 성장 이끌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파울로 게지스(사진) 경제부 장관 내정자의 정책 윤곽이 드러나면서 ‘우파 개혁’에 가속도를 예고하고 있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친시장 성향 경제학자인 게지스 내정자가 포퓰리즘 수렁에 빠져 파탄 위기에 직면한 브라질 경제를 구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르 당선인은 현재 29개인 연방정부 부처를 18개 수준으로 통폐합하는 방안의 검토에 들어갔다. 전반적 재정지출 축소를 통한 ‘작은 정부’의 방향 속에서 재무부·기획부·산업통상부 등 3개 경제 부처가 앞으로 하나로 합쳐지게 된다. 게지스 내정자는 △공기업 민영화 △연금개혁·감세 △정부 소유 부동산 매각 △정치인·공무원 특권 축소 △공무원 감축 등을 통해 2020년 재정수지를 흑자로 전환할 계획이다.

게지스 장관 내정자의 향후 정책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남미에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식 경제가 재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973년 고물가에 신음하던 칠레에서 살바도르 아옌데 좌파정권을 쿠테타로 몰아내고 정권을 잡았던 피노체트 정권은 남미 최초로 밀턴 프리드먼과 ‘시카고 학파’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경제를 도입했고, 시카고대 유학파들을 대거 기용했다. 구리광산 국유화나 의료체계 개편 정책들이 취소되고, 주요 국영기업의 민영화, 규제 철폐, 무역장벽 완화 등의 정책들이 피노체트 집권기에 실시됐다.

그 결과 칠레는 1980년대부터 2007년까지 약 6%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남미지역 평균인 2.8%를 크게 앞서나갔다. 민주화가 이뤄지고 피노체트가 축출된 뒤에도 칠레는 그의 경제정책을 계승해 남미의 중심 경제국가로 발돋움했다.

실제 게지스 내정자는 올해 초 FT와의 인터뷰에서 “시카고 학파가 칠레를 구하고, 칠레를 고쳤고(Fix), 혼란을 고쳐냈다”며 “자유시장경제(liberals)는 언제나 답을 찾아낸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인권탄압에 나섰던 피노체트의 독재통치는 지금도 상당한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브라질 새 정부는 교통·항만·항공 업무를 담당하는 인프라 부처가 신설돼 산업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에 신경을 쓸 것임을 천명했다. 올해 브라질의 인프라 투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7% 수준으로 전문가들은 인프라 현대화를 위해 GDP 대비 투자 비율이 앞으로 20년간 4.15% 정도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군 장성 출신인 오스바우두 페헤이라를 장관으로 지명해 답보 상태에 있는 인프라 사업을 강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에두아르도 과르디아 전 재무장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그 실행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은 있지만 전반적인 방향은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