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있으면 20만원” 속칭 ‘마네킹 인력’ 모집… 고의로 고통사고에 이용 보험금 11억대 챙겨

부산경찰청, 총책 등 18명 구속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꾀어 사회 경험이 부족한 20대들을 공범(속칭 ‘마네킹’)으로 가담시켜 고의 교통사고 보험사기극으로 11억3000만 원을 가로챈 일당 30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위반과 사기 등 혐의로 고의 교통사고 보험사기 조직을 적발, 모집총책 A(23) 씨 등 18명을 구속하고 모집책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돈을 받고 보험사기 범행에 가담한 254명과 명의를 빌려준 30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4년간 타는 보험금을 늘리고 보험사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SNS를 통해 ‘마네킹’ 모집 광고를 냈다. ‘용돈 벌이할 사람’ ‘공돈 벌어갈 사람’으로 현혹한 뒤 “그냥 차에 앉아만 있으면 된다. 나중에 조사가 들어오면 같이 놀러 가고 있었다 하고 자고 있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면 된다”며 범행에 가담시켰다.

이들은 모집책 한 명이 마네킹 4명을 태우고 사고를 내고 수백만∼1000만 원 이상의 보험금을 타낸 뒤 마네킹들에게는 10만∼20만 원씩만 주고 나머지는 모집책이 챙겼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180차례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사 12곳으로부터 11억30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보험사기에 단순 가담한 뒤 쉽게 돈을 번 20대들은 범행을 모방하고 마네킹을 모집해 ‘보험사기 설계자’가 돼 범행을 주도하기도 했다. 일부 모집총책들은 SNS에 사채광고를 올린 뒤 20대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제때 갚지 못하면 보험사기 범행에 가담시켰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