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 투자금 5兆 빠져나갔다

주식 4조6380억 5년來 최대
月 1조이상 순매도 흔치 않아
채권도 2740억 ‘Bye 코리아’

지난 10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 주식을 중심으로 기록적으로 순매도하면서 한 달 동안 5조 원에 가까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순매도한 국내 상장 주식은 4조6000억 원대로서 5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12일 공개한 ‘2018년 10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주식과 채권 모두 매도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순유출된 금액은 4조9120억 원에 달했다. 상장주식은 총 4조6380억 원 순매도 됐고, 상장채권은 2740억 원 순유출되면서 2달 연속 ‘팔자’ 태세를 유지했다.

특히 4조6000억 원대의 상장주식 순매도액은 수 년 내 가장 많은 규모였다. 미국 테이퍼링 이슈로 긴축 발작이 한창이던 지난 2013년 6월 5조1470억 원 순매도한 이후 최대였다.

외국인은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비교적 순매수 태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국인들은 대규모 매도를 자주 시도했다. 월간 상장 주식을 1조 원 이상 순매도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지만 지난해 8월 이후 올 10월까지 6차례에 달했다. 순매수한 달은 7개월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지난해 연간으로 6조7580억 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올해도 순매도를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 비중도 지난해 10월 33.9%에서 1년 만인 올 10월 32.2%로 떨어졌다.

지난 10월 국가별로는 영국이 1조1630억 원 어치를 팔아치웠고 네덜란드(8640억 원), 싱가포르(7850억 원), 케이맨제도(5000억 원) 등도 순매도했다. 반면에 프랑스는 2800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고 아일랜드(990억 원), 노르웨이(570억 원) 등도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한편, 외국인은 지난달 상장채권에선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으나 대규모 만기상환 탓에 두 달째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자금이 1조3000억 원 순유출됐다. 이에 비해 유럽 자금은 9000억 원 가량 순투자됐다.

지난달 말 현재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액은 111조8000억 원으로 전체 상장채권의 6.5%를 차지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