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듯 낯선 듯… 빛·색채로 채운 캔버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창남, Fruits and Walnuts on the Table, 65×91㎝, 캔버스 위에 오일, 2018. 리안갤러리 대구 제공

15일부터 이창남 작가 개인展

단색화로 대표되는 ‘추상’이 대세인 시대에 그는 고집스럽게 ‘구상’ 작품에 매달리고 있다. 이창남 작가 얘기다. 리안갤러리 대구에서는 15일부터 12월 29일까지 구상회화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이창남 작가의 개인전 ‘On the Wall’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가는 자신의 아틀리에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이나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 사물들을 주제로 온화하고 부드러운 색감과 미묘한 빛의 변화로 캔버스를 가득 채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가에게 이러한 회화 작업은 일반적인 구상회화가 그러하듯이 3차원의 입체적 사물들을 실제처럼 보이도록 2차원의 평면으로 옮겨 놓는 과정은 아니다. 그는 현실에서 보이는 형태를 입체가 아닌 다양한 뉘앙스의 빛과 색채로 이뤄진 여러 평면적 단편들의 조합으로 인식해 접근한다.

이번 전시 표제인 ‘On the Wall’은 이러한 작가의 의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즉 벽 자체는 입체적인 건축 구조물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입체가 아닌 평면으로 인식하듯이 이 작가는 회화의 평면성을 오롯이 인정한 상태에서 빛과 색채 표현에 더욱 집중한다. 그래서 이 작가의 회화는 언뜻 친숙한 듯 보이지만 묘한 낯섦이 공존하고 관객들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해 빛과 색채의 세계에서 내밀한 정서적 교감을 하도록 이끈다.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 출신인 이창남 작가는 그동안 5차례의 개인전과 10여 차례의 단체전을 열었으며, 주요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