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임명, 강행 아니다”라는 민주당

박광온 “대통령 인사권 존중을”
野 시절엔 엄격한 잣대 들이대

여당이 최근 국회에서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조명래 신임 환경부 장관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것을 감싸고 돌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 시절에는 대통령의 인사 강행을 비판하더니 여당이 되자 태도가 급변해 청와대 거수기 역할을 자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3일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 강행과 관련해 “청문 보고서 채택이 없다고 임명할 수 없다는 게 (헌법에) 명시돼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임명 강행이라 보면 안 된다”며 “국회가 대통령 인사권에 장애를 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에서 야당이 지적한 문제는 (조 장관) 본인이 소명했으니 대통령 인사권이 존중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인사를 하는 것까지 문제를 제기하면 헌법 질서를 흐트러뜨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앞서 12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인사청문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장관으로 역량 있는 사람을 모시기 어렵다”며 “최근 조 장관을 임명하는 과정에서도 다른 7∼8명이 장관직을 거절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당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도덕성·자질 논란이 불거진 인사들에 대해선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후보자 자진 사퇴나 청와대 내정 철회를 요구했었다. 박 최고위원의 경우 박 전 대통령이 음주운전 사고 논란이 빚어진 이철성 경찰청장 임명을 강행하자 “대통령의 첫 번째 조치는 이 후보자에 대한 내정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재정 의원도 역시 박 전 대통령이 당시 야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렸던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국회의 인사청문회 절차를 무시한 처사이고,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김성태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통령과 여당의 분명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