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각자 역할에 책임 다하고 소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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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전성시대다. 가짜뉴스가 많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가짜뉴스만큼 가짜뉴스로 낙인 찍기 또한 많다는 얘기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 사회는 거대한 허구 위에 서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힘은 조직화된 대규모 협동에서 발휘되는데, 대규모 협동을 끌어내려면 그만큼 큰 정체성을 구축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체성은 과학적 사실이나 경제적 필요가 아닌 허구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제 뉴스는 단순히 횟수만 놓고 보면 신문이나 텔레비전보다 유튜브가 더 많이 실어 나르는 것 같다. 유튜브에 ‘쌀값’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쌀값 북한’ ‘쌀값 북한 석탄’ 등이 나타난다. 최근 상승한 쌀값이 누군가에게는 대북 퍼주기라는 프레임을 만드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최근 쌀값은 5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자는 국가 경영에 필요한 것을 묻는 제자 자공의 질문에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답했다. 넉넉한 경제와 튼튼한 국방보다 사람들 사이의 믿음이 더 중요하다고 역설한 것이다. 그리고 좋은 나라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고 묻는 제나라 경공에게는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백성은 백성다운 나라라고 말한다. 공자의 믿음이란 임금과 신하와 백성 등 모든 주체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위를 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믿음은 강요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왜 믿지 않느냐고 편을 가르고, 형벌을 찾기보다 각자의 역할에 주어진 책임의식을 다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기영윤(농협구례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