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구성도 못하고 갈등만 증폭… 예산안심사 또 부실·날림 불보듯

개별 상임위 심사도 늦어지고
‘조국 해임’등 국회 파행 우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가 지연되면서 부실 날림 심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결특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가 구성도 안 된 데다 개별 상임위원회 예산안 심사도 지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기국회 회기 중 경제사령탑 교체,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 강행 등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국회 일정 보이콧’으로 맞설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당초 15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 가동할 예정이었던 예산소위는 14일 오전 현재까지도 위원 명단을 확정하지 못했다. 소위 구성은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데다 위원 정수 조정과 배분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첫 회의가 늦춰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예결특위 간사는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 7명, 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하자는 민주당 안에 한국당만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당은 총원을 한 명 늘릴 이유도, 비교섭단체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이유도 없다고 맞서고 있다. 안상수 예결특위 위원장은 여야 원내대표에 ‘SOS’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상임위의 예산안 심사도 늦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관련 예산 증액을 두고 여야가 팽팽히 맞섰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결국 통계청 예산 심사는 남겨둔 채 나머지 기관들의 예산안만 먼저 의결하는 등 이날까지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한 상임위는 겨우 절반을 넘긴 상태다.

이 와중에 여야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전날(13일)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해임 등을 요구하며 국회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정 합의사항을 다룰 실무협상에도 불참한 보수 야당의 정치공세는 명분도, 설득력도 없다”고 맞섰다.

예결특위 관계자는 “소위에서 전체 예산을 훑으며 증액 및 감액 심사를 해야 해 심사일이 하루만 줄어들어도 어마어마한 부실 심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