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理숨기려 아들 납치” 체코총리 의혹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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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불신임안 투표 요구
伊 방문중인 총리 “조작”

체코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억만장자 안드레이 바비시(사진) 체코 총리가 자신의 비리를 덮기 위해 친아들을 납치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체코 야권은 총리 및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내면서 공세를 높이고 나섰다.

13일 가디언, BBC방송 등은 최근 체코 현지방송인 세즈남 즈파라비가 바비시 총리의 아들 안드레이 주니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뒤 체코 야권이 연정 정권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스위스에서 이혼한 어머니와 살고 있는 35세의 안드레이 주니어는 체코 경찰이 비리의혹 수사과정에서 아버지가 자신에게 크림 반도로 떠나 있을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안드레이 주니어는 크림 반도에서 두 명의 러시아인들에게 강제로 구금생활을 했다고 주장했다. 안드레이 주니어는 “한 명은 과거에 프라하에서 자신을 치료했던 정신과 의사”라고 밝혔다.

안드레이 주니어는 아버지와 함께 약 200만 유로에 달하는 유럽연합(EU) 자금을 ‘차피 흐니즈도’ 호텔사업에 전용했다는 혐의로 고발된 상황이다. 지난 2007년 당시 사업가였던 바비시 총리는 흐니즈도 호텔 인수 과정에서 EU 보조금을 받기 위해 아들을 회사 소유주로 내세웠다. 그러나 체코 경찰은 현재 소재 파악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현재 안드레이 주니어는 EU 보조금 전용 과정에 ‘기술적으로’ 관여돼 있음을 시인한 상태다. 또 세즈남 즈파라비 방송에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의 몇몇 문서에 직접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 팔레르모를 방문 중인 바비시 총리는 “모든 것이 조작이며, 언론의 행동에 분노를 느낀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바비시 총리의 부인에도, 체코 야권은 의회에서 총리 불신임을 요구하고 나섰고, 연립 여당도 바비시 총리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反) EU 성향의 ‘긍정당’ 대표인 안드레이 바비시는 비료·화학, 식품 가공, 에너지, 목재,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는 아그로페트르그룹 회장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총리에 취임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