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동 멈춘 공권력… 경찰? 기대 안해”

- ‘민노총·화물연대 불법점거’ 無대응에 비판 봇물

고용부 창원지청 보호 요청에
경찰, 출동않고 ‘교통관리’만
공무원 “경찰, 노조 눈치만 봐”

‘성우하이텍 봉쇄’도 수수방관

화물연대의 경남 양산 자동차 부품 회사 출입구 봉쇄와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불법 점거 농성 등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노조 점거 현장에선 “공권력 자체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경찰에 기대도 하지 않는다” “경찰이 노조 눈치를 보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찰의 미온적 대응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4일 고용부 창원지청 3층 소회의실에는 지난 12일부터 3일째 민주노총 소속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조합원 8명이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소회의실 출입구 벽면에 ‘해고자는 공장으로 카젬(한국지엠 사장)은 감옥으로, 해고자 다 죽이는 노동부도 공범이다’는 비난 글귀 등을 붙여놓고 있다. 조합원 10여 명은 창원지청 앞 이면도로에 농성 텐트 2개를 설치해 지원 농성 중이다.(문화일보 11월 13일자 14면 참조)

고용부 창원지청은 경찰에 3차례에 걸쳐 시설보호요청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경찰은 노조의 창원지청 앞 집회현장 주변 교통 상황만 관리할 뿐 노조의 불법 점거 등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전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로비에서 점거농성을 벌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8시간 만에 체포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고용부 창원지청 관계자는 “(시설이 점거됐는데도) 경찰이 안 움직이고 구경만 하고 있어 하도 화가 나 경찰에 (청내로)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며 “경찰이 노조 집회를 보호하고 통행 방해 등 불법행위를 방관하고 있어 도움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했지만, 경력을 배치해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양산시 소주동 성우하이텍에서 발생한 화물연대의 ‘도로 불법 점거’에 대해서도 회사 관계자는 “경찰이 안내 멘트만 하지 불법을 자행하는 화물연대의 행동은 방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경찰은 “고용부 창원지청에서 형식적으로 시설보호요청서를 보낼 뿐 명시적으로 경력을 투입해 (점거자들을) 끌어내 달라는 지청장의 요청이 없고 고소를 하라고 해도 하지도 않고 있다”며 “자기 관공서에 민원인이 와서 소란을 피우는데, 청원경찰도 아니고 경찰이 경력을 투입해 출입을 통제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