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南노쇼’ 김성혜, 日과 극비회담… ‘물밑협상’으로 관계개선 급진전?

9일 몽골서 아베의 최측근 만나
日이 불편해하는 포럼 불참한듯

경기도가 주최하는 국제대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김성혜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과 김춘순 연구원 2명이 방남 예정 당일 갑자기 불참을 통보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 실장이 지난 9일 몽골에서 일본 정보라인 인사와 극비리에 회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일 관계가 물밑에서 급진전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경기도와 통일부 등에 따르면 16일 경기도와 아태평화재단이 주최하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는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인사 5명만 참가한다. 당초 북측 인사 7명이 참석 예정이었지만, 김 실장과 김 연구원이 남한 입경 직전 불참을 알려왔다고 경기도 측은 밝혔다.

김 실장은 지난 2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남했을 당시 밀착 수행했던 인사로, 김 실장의 방남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에서는 김 실장이 북한 지도부의 특별 메시지를 갖고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실장의 방남 취소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김 실장의 행보를 감안하면 이번 방남 취소에 전략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따르면 김 실장은 9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측근인 가타무라 시게루(北村滋) 내각정보관과 비밀리에 회동했다. 가타무라 정보관은 일본 정보기관인 내각정보조사실 수장으로, 지난 7월과 10월에도 각각 베트남과 몽골에서 김 실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최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일본의 대북정책과 미·일 동맹 등을 맹공격하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이 상당히 진전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실장이 불참한 경기도 포럼 주제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진상규명과 배상에 대한 대응방안’이라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본과의 물밑 협상 실무자인 김 실장이 일본이 껄끄러워하는 이 포럼에 일부러 불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