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출입정지’ CNN에 맞소송… 언론과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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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출입제한·인터뷰선별
대통령의 재량권에 해당”주장

13개 언론사 “CNN 지지” 성명
親트럼프성향 폭스뉴스도 동참

미국 백악관이 CNN방송의 기자 출입정지 조치에 대한 소송 제기에 14일 “언론인 출입규제 권한이 있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친트럼프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마저 ‘취재의 자유’를 이유로 12개 언론사와 함께 CNN 지지를 선언하면서 미국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8월 350여 개 언론사가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의 언론관을 비판하는 ‘사설 연대’로 홍역을 치렀지만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여서 ‘2차 언론 전쟁’으로 진입하는 모습이다.

1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언론인의 백악관 출입을 규제하고 인터뷰 요청을 선별할 광범위한 재량권이 있다”며 CNN을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언론 및 출판, 집회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는 150명 이상 기자들과 함께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한 명이 회견장을 독점하려는 경우에는 유효하지 않다. 그런 행동은 대통령과 백악관 직원, 다른 기자들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을 대리한 법무부 변호인단도 소장에서 “백악관은 기자회견에 지장을 초래하는 특정 기자를 거부하는 결정을 통해 더는 혼란을 일으킬 기회를 얻지 못하게 하려 한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진보 언론과 사사건건 충돌했지만 법적 다툼까지 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폭스뉴스, AP통신,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USA투데이, 폴리티코, 블룸버그, CBS뉴스, NBC뉴스, ABC뉴스, 퍼스트룩미디어, 개닛, 내셔널 프레스클럽 저널리즘 인스티튜트, 프레스프리덤 디펜스 펀드 등 13개 언론사·단체는 CNN 지지 성명을 발표하고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백악관 취재기자들은 자유롭게 질문해야 한다. 대통령과 대통령의 활동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기자들은 취재원의 독단적 이유로 접근 금지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이 월리스 폭스뉴스 사장은 “폭스뉴스는 백악관 출입 기자의 출입증을 되찾기 위해 법적으로 노력하는 CNN을 지원한다”며 “백악관이 기자들에 대한 기밀 취재 허가증을 무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일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샌더스 대변인 등 6명을 상대로 워싱턴DC 지방법원에 짐 아코스타 기자의 백악관 출입증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중간선거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아코스타 기자와 설전을 벌였다. 당시 아코스타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 중단 언급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를 놓지 않고 반이민정책과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질문공세를 벌여 백악관으로부터 출입정지를 통보받았다. 백악관은 처음에는 마이크 회수에 나선 젊은 여성 인턴의 팔에 손을 댔다는 이유를 댔다가 CNN 소송 제기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례하게 대했기 때문”이라고 수정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