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年 400억 ‘소음부담금’ 내나

인천시 ‘소음대책지역’ 지정
이르면 내년부터 공항에 부과

대상면적 여의도의 20배 규모
5년뒤 76.4㎢ - 6만여명 범위

하루 1000여 대의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인천 중구와 옹진군, 연수구 등이 ‘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된다.

인천시는 지난해 9월부터 인천시 전역에 대한 항공기 소음 실태를 조사한 결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한 항공기 소음피해 기준치(70웨클, WECPNL)를 초과한 지역이 56.4㎢에 달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2.9㎢)의 약 20배에 달하는 규모다. 시는 이들 지역을 ‘공항소음방지법’ 적용을 받는 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해 피해 정도에 따라 구역을 세분화하고, 각종 지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대상 지역에는 옹진군 장봉도와 모도, 시도, 신도 등 도서지역과 중구 남북동,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해안지역 등이 포함됐다. (문화일보 9월 14일자 16면 참조)

시는 이들 지역의 항공기 소음 노출인구는 1641명이며, 이 중 상당수는 하루 24시간 뜨고 내리는 항공기 소음으로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4단계(활주로 증설) 사업이 완료되는 2023년 이후 소음대책지역은 76.4㎢로 늘어난다. 피해주민도 영종도 아파트 단지가 완공되면서 6만1596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되면 공항 주변에 각종 건축행위가 제한되고 주민지원사업과 방음·냉방시설에 관한 지원이 이뤄진다. 필요한 재원은 인천공항에 소음부담금을 부과·징수해 마련할 방침이다.

소음부담금은 항공사가 부담하는 공항시설 이용료 중 항공기 착륙료의 15~30% 범위에서 공항 소재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이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징수할 수 있다. 지난해 36만여 대의 항공기가 뜨고 내린 인천공항의 경우 최소 400억 원 이상의 소음부담금 징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인천공항은 육지와 떨어진 섬(영종도)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서울 김포와 제주, 부산 김해, 울산, 전남 여수 등 5개 공항 관할 지자체에서 이 같은 소음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시는 올 연말까지 소음대책지역 지정에 따른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인천공항에 소음부담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조병혁 시 환경정책과장은 “인천공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24시간 항공기가 운항되고, 그에 따른 소음피해지역도 폭넓게 분포해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