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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19일(月)
중국도 ‘김정은 말’ 안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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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 베이징 특파원

지난 8일 한국 동아시아재단과 중국 판구(盤古)연구소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한·중 협력’을 주제로 개최한 포럼이 열린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호텔. 한·중 학자들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필요성이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접근법, 비핵화 조치에 따른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 등에 대체로 공감했다. 최근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 때문인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쟁점이 됐다. 북한과 어느 때보다 밀착 관계를 과시하고 있는 중국 학자들의 입에서 회의적인 목소리들이 튀어나온 것은 의외였다.

장롄구이(張璉괴) 중국 중앙당교 교수는 “북한은 핵보유국을 목표로 하고 있어 현재의 긴장 완화 국면을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도 “북한이 부분적으로 비핵화하고 평화 조성의 대외정책을 추구하는 것은 기대할 수 있지만 완전한 비핵화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하지 못한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교수는 발제문에서 “북한은 경제를 개선하고 현재의 곤경을 극복하기 위해 오히려 핵 보유 정책을 견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철저하게 포기하지 않는다면 문재인 정부는 부분적인 핵을 보유한 김정은 정권을 인정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위훙쥔(于洪君) 전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은 “북한이 핵 포기를 통해 유리한 생존 조건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핵 문제는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심지어 후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토론에서 폐회사만을 맡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이 같은 회의론 불식에 나섰다. 중국 측 토론자들이 퇴장한 상황에서 그는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별도의 간담회까지 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에서 북한에 대해 ‘비핵화하려 하지 않는다’ ‘체제 안전을 위해 핵무기를 보존할 거다’라며 북한 의도에 회의를 갖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는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부분 폐기에 이어 평양선언에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의사까지 밝혔다. 북한 지도자가 (비핵화) 하겠다고 했으니 믿고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오니 부분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얘기해주면 고맙겠다.”

문 특보의 발언 중 가장 거슬리는 부분은 ‘북한 지도자의 말을 (일단) 믿어보자’는 것이었다.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핵심 절차인 핵 신고와 검증 등에서 신뢰할 만한 약속이나 조치를 했다면 현재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겠느냐는 반론이 가능하다. 지금까지의 조치만으로 제재 완화가 이뤄진다면 김 위원장의 핵 포기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은 더 커질 것이다. 영국의 싱크탱크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HJS)는 지난 9월 낸 보고서에서 “문재인 정부의 진보주의자들이 원하는 대북 경제 지원과 제재 완화는 핵무기 프로그램 해체를 위한 단계적 절차가 취해진 뒤에야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의 말을 믿는 것보다 비핵화 행동 촉구에 더 힘을 보태야 한다.

utopian21@
e-mail 김충남 기자 / 국제부 / 차장 김충남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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