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가스관 완공… 러·터키 ‘新밀월시대’ 진입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푸틴·에르도안, 완공식 참석

양국 ‘전방위 협력 강화’ 선언
시리아 내전·미사일 구매 이어
에너지사업 교류 등 분야 넓혀

美 심기 불편… 중동 정세 요동

‘차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술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흑해를 가로지르는 가스관 ‘터키스트림(TurkStream)’ 해저구간 완성을 계기로 에너지 분야 협력은 물론 전방위 교류를 확대하는 등 신밀월 관계에 진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불편한 관계인 러시아와 터키가 손을 맞잡으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19일 로이터통신 및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 뤼프티 크르다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터키스트림 해저구간 완공식에 참석해 가스관 연결을 축하하고 양국 관계 강화를 선언했다. 두 사람은 흑해 해상의 가스관 건설선 파이오니어링 스피릿호를 화상으로 연결해 러시아 국영가스사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레르 사장에게 마지막 가스관 진수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흑해 해저에서 양국을 잇는 가스관이 성공적으로 연결됐다. 푸틴 대통령은 감격 어린 표정으로 “가장 복잡하고 야심 찬 프로젝트를 해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역사적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라면서 “내년부터 정식 운영이 시작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터키스트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흑해를 통해 터키와 남유럽에 공급하는 총연장 1369㎞의 2개 노선 가스관이다. 러시아 남부 아나파에서 터키 북서부 크이으쾨이를 거쳐 터키·그리스 국경까지 연결된다. 이날 완성된 흑해 해저구간은 약 930㎞로 러시아 구간 230㎞, 터키 구간 700㎞다. 터키내수용, 유럽수출용으로 나뉜 2개 노선이 완성되면 연간 315억㎥의 천연가스 공급이 가능하다. 지난해 5월 초 첫 가스관 라인 공사가 착공된 지 불과 17개월 만에 공사가 완료됐다.

러·터키는 터키스트림 연결을 계기로 에너지를 중심으로 전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는) 터키의 믿을 만한 파트너”라며 “향후 양국이 더 큰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터키스트림으로 터키는 역내 천연가스 공급의 주요 허브가 되고 국가 위상이 격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비난했던 독일과 러시아 간 가스관 프로젝트 ‘노르트스트림2’와 달리 터키스트림에 대해서는 공식 비판을 하지 않았지만 유럽에서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데 대해 국무부 관리 발언 등을 통해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는 러·터키가 손잡으면서 중동 내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