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族’이 불댕긴…‘포장김치 전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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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김장철… 업체들 치열한 경쟁

20포기 김장비용 33만5000원
같은 양 사먹으면 29만4000원
경제성·편의성에 수요 급팽창

김치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져
베타카로틴 140배 기능성 첨가
남도·중부식 지역색 살리기도

‘김치의 변신은 무죄!’

최근 1인 가구 증가에 김장 시즌이 본격 시작되면서 식품업체들의 ‘포장김치 전쟁’이 치열하다. 단순히 포장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지역적 특성에 따라 맛을 차별화했거나 기능성 배추를 사용하는 등 각양각색의 포장김치들을 선보이고 있다.

◇김장 vs 포장김치 = 서울 강북구 번동에 사는 김소희(62) 씨는 올해부터 김장을 담그지 않기로 했다. 1남 2녀를 모두 결혼시킨 김 씨는 매년 김장을 해 자녀들에게 김치를 보내왔다.

김 씨는 “우리가 먹을 김치와 아이들에게 보낼 김치를 위해 매년 30포기 정도 김장을 해왔는데, 올해부터는 김장 대신 각자 포장김치를 사서 먹기로 했다”며 “김장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여러 불편과 내 나이를 생각해 아이들이 이제는 그냥 포장김치를 사서 먹는 게 좋겠다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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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하는 가정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는 김장보다는 언제든지 쉽게 구매해 먹을 수 있는 포장김치를 선호하는 가정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포장김치 매출은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370억 원이었던 포장김치 시장 규모(링크아즈텍 집계 기준)는 2016년에 1688억 원까지 늘어난 뒤 지난해에는 2011억 원으로 증가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포장김치의 경우 2016년 6월 출시된 이후 지난해 10월 기준 179.8%(전년 동기 대비), 올 10월 기준으로는 73.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포장김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간편함과 경제성 때문이다. 매년 김장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포장김치의 간편함은 가장 큰 매력이다. 최근에는 물가도 오르면서 김장보다 포장김치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소매가 평균가격으로 김장 비용을 계산해 보면 배추 20포기를 담글 경우 33만5000원가량이 든다. 반면, 배추 20포기에 해당하는 50㎏의 포장김치를 구매할 경우 29만4000원(대상㈜ 종가집 포장김치 10㎏짜리 5만8900원 기준) 정도면 가능하다. 4만 원가량 저렴한 데다, 김장하는 데 필요한 준비 과정까지 생각하면 포장김치를 사 먹는 게 상대적으로 경제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포장김치 기능 변화 = 포장김치 매출이 늘고, 업체 간 경쟁도 심해지다 보니 포장김치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노화 방지와 비타민A 생성에 도움을 주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일반 배추 대비 140배나 많은 기능성 배추 ‘베타후레쉬 배추’를 선보였다. 건강을 챙기는 소비자들 덕택에 베타후레쉬 배추 매출 비중은 올해 전체 김장 매출의 30%까지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상㈜ 종가집은 김치 특유의 시원한 맛을 내면서도 빨리 시지 않도록 도와주는 유산균 ‘류코노스톡 DRC0211’이 첨가된 포장김치를 내놨다.

지역적 특색에 맞는 맞춤 김치를 골라 먹을 수도 있다. 아워홈은 지역색을 살린 중부식·남도식 김장김치 완제품과 양념 등을 판매하고 있다.

김치 양념만을 구매한 뒤 가족이나 개인 입맛에 따라 굴·젓갈·배 등 각종 부재료만 첨가해 ‘나만의 맞춤형 김치’도 담글 수 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포장김치 역시 고급 원재료, 발효조절 기술, 포장 기술 등 3가지 차별화 포인트를 강조한 포장김치를 내놨다.

아워홈 관계자는 “배추값 및 양념 재료 가격 상승으로 김장보다는 완제품 김치를 구매하거나 김장에 드는 시간과 부담을 줄여주는 김장 양념, 절임배추 등을 구매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아워홈 김치 매출도 최근 3년 새 약 3배로 성장하며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은 만큼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해 안심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김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