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문턱, 움츠린 몸 뜨끈∼하게 풀어볼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이천의 독일식 온천리조트 테르메덴의 실외 온천풀.

別味와 즐기는 국내 온천 & 스파

진안 홍삼스파와 애저찜
홍삼·한방약재로 오감 자극
개똥숙 나무 침대서 명상도
마이산 근처 새끼돼지찜 일품

동래 허심청과 동래파전
1300평 규모 3000여명 수용
효능별 40종 욕탕·이벤트탕
찹쌀 파전에 돼지국밥 유명

가을인가 싶더니 벌써 겨울의 문턱이다. 아침저녁으로는 옷깃을 여며도 찬바람이 파고든다. 단풍이 물러가고 주위 풍경이 황량해지는 이즈음의 여행지로는 온천만 한 곳이 없다. 따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면 노곤하게 몸이 풀린다. 온천만 해도 좋지만, 맛있고 뜨끈한 먹거리까지 곁들인다면 더 바랄 게 있을까. 별미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국의 온천 혹은 스파를 소개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북 진안의 전통적인 먹거리인 애저찜.

# 스타필드 하남의 아쿠아필드·미식거리

경기 하남의 초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는 아쿠아필드가 있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벤치마킹해 만들었다는 옥상의 인피니티 풀에서 수영하면서 노천 목욕도 즐길 수 있다. 인피니티 풀은 수면이 한강으로 이어지도록 공간을 연출해 115m의 길이보다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옥상 아래층에는 풋 스파도 있다. 발을 담그고 앉으면 눈앞으로 검단산과 한강의 조망이 펼쳐진다. 계절에 관계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실내 워터파크에서도 유리로 마감한 한쪽 벽면을 통해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하남스타필드에는 ‘광화문 미진’ ‘의정부 평양면옥’ ‘소호정’ 등 내로라하는 노포를 비롯해 새로운 트렌드의 맛집을 전문가들이 골라 입점시킨 식당거리 ‘고메스트리트’가 있다. 이와 함께 ‘한일관’‘문배동육칼’ ‘시골막국수’ 등 한식과 ‘초마’ ‘탄탄면공방’ 등 아시안 음식, 그리고 스타셰프가 선보이는 서양식까지 내놓는 미식공간 ‘잇토피아’도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북 진안 진안홍삼스파의 야외스파공간인 하늘정원.

# 전북 진안 진안홍삼스파와 애저

진안홍삼스파는 지역 특산인 홍삼을 앞세운 독특한 스파다. 홍삼과 한방약재로 음양오행의 원리를 이용해 오감을 자극한다는 설명인데, 과연 스파를 통해 피부로 홍삼 성분이 흡수되는지는 좀 의심스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몸에 나쁠 리야 없는 일. 과학적 효과가 없어도, 이른바 ‘위약(僞藥)효과’는 있지 않을까.

스파에서는 하모니·스톤·아로마·허브·버블 등 5가지 스파 시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단 버블스파와 허브스파는 예약 후 이용해야 한다. 스파의 중심에는 워터젯·에어버블·넥샤워·마사지링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바데 풀이 있고, 그 안쪽에 사운드플로팅 시설이 있다. 개똥쑥이 들어간 나무 침대에 누워 명상 음악을 듣는 허브테라피, 홍삼추출액을 개별 욕조에 풀어 입욕하는 아로마테라피 등도 있다.

진안의 먹거리로는 애저찜이 꼽힌다. 애저란 임신 중인 새끼돼지를 일컫는 이름으로, 어미돼지를 잡아 새끼집 속에 든 돼지를 통째로 쪄내는 음식을 애저찜이라고 불렀다. 지금은 애저찜에 태어난 지 40일쯤 된 새끼돼지를 쓴다. 애저찜을 잘하는 곳으로는 마이산 인근의 ‘마이산옛터’(063-432-3201)가 손꼽힌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이천 쌀로 차려 내는 이천쌀밥집의 한정식집 메뉴.

# 이천 테르메덴과 쌀밥정식

이천온천은 서울과 경기도 내에서 가장 손쉽게 닿을 수 있는 온천이다. 수온은 30도 내외로 한 번 더 가열해 쓰지만 분출량이 넉넉해 실내수영장과 기타 편의시설에도 온천수가 그대로 사용된다. 이천을 대표하는 온천이 이천 테르메덴이다.

이천 테르메덴은 독일식 온천리조트를 표방하는 온천이다. 테르메덴이란 이름부터가 온천을 뜻하는 독일어 테르메(therme)와 성서 속 지상낙원인 ‘에덴동산’에서 따온 에덴(eden)을 붙여 지은 것이다. ‘온천의 지상낙원’이란 뜻이다. 이천 테르메덴은 실내 바데풀 존과 실외온천 풀 존 등 크게 두 곳으로 나눠 운영한다. 바데 풀이 있는 실내 공간에는 각질을 뜯어먹는 물고기 가라루파를 이용한 닥터 피시존을 비롯해 레몬탕, 루이보스탕 등 다양한 아이템 탕이 있다.

이천이라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이천 쌀로 차려 내는 한정식으로 이름났다. 설봉공원과 가까운 기치미고개부터 광주시와 경계를 이루는 북쪽의 넋고개까지 3번 국도를 따라 이천 쌀밥집이 띄엄띄엄 들어섰다. 이천의 한정식 식당은 메뉴개편을 하며 알찬 메뉴로 손님을 끌어들였다가 입소문이 나면 허술한 상을 차려 이익을 챙기는 방식을 거듭해 꾸준하게 수준을 유지하는 식당이 별로 없다. 생등심과 본갈비 등을 내는 버드나무집(031-631-5757)이 추천할 만한 맛집이다.



# 동래 허심청과 동래파전

부산 동래온천이 본격적으로 개발된 것이 1898년 일본 자본이 들어오면서부터이니 온천개발의 역사만 120년이 넘었다. 온천수는 알칼리성 식염수로 수온이 55도 안팎이었으나, 지금은 물의 온도가 차츰 낮아지고 용출량도 줄고 있다. 1991년 부산 도심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조성된 부산 동래온천 테마 거리에는 호텔농심이 운영하는 대규모 온천 휴양 시설 허심청을 비롯해 녹천탕, 천일탕 등 대중탕이 여럿 있고, 객실에 가족탕이 딸린 온천호텔과 모텔도 즐비하다.

동래온천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격인 허심청은 도시형 온천 건강랜드를 표방하는 대형 온천시설이다. 허심청의 온천탕의 규모는 4298㎡(1300여 평)로 3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매머드급이다.

허심청 대온천탕에는 장수탕, 회목탕, 청자탕, 동굴탕, 노천탕 등 40여 종의 효능별 욕탕과 계절에 따라 천연재료와 한방약재를 이용한 다양한 이벤트탕을 운영하고 있다.

동래는 온천보다 맛집을 앞세워도 좋을 만큼 이름난 맛집이 많다. 동래파전(051-552-0791)은 조선 시대 동래 부사가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동래의 전통 향토 음식인 동래파전의 맛을 4대째 이어오고 있는 집이다. 구수한 맛국물에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섞은 반죽에다 각종 해물과 쇠고기, 파를 얹어서 부쳐낸다. 괘법동 사상터미널 부근의 부전돼지국밥(051-311-9898)은 1988년부터 운영해온 국밥집으로 인근에서는 알아주는 맛집이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