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릭!>中도축업자들, 소 물먹여 체중 ‘뻥튀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도축전에 강제로 물을 먹은 소가 입에 거품을 문 채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SCMP캡처

SCMP, 中TV 인용보도

동물 학대 자행 29명 체포
10㎏ 늘리면 5만원 더 벌어
도축 소를 학교 급식용 제공
오염 우려…학생 안전 위협
네티즌들 “끔찍한 짓” 분개

중국 도축업자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해 소에게 12시간 동안 물을 먹여 체중을 불리는 방식의 ‘후진국형’ 동물 학대 도축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물먹은 소들은 주로 학교급식용으로 공급된 것으로 나타나 학생 보건안전에도 구멍이 뚫렸다는 중국 내부의 지적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장쑤(江蘇)TV를 인용해 “최근 경찰이 안후이(安徽)성 취안자오(全椒)와 라이안(來安)현 두 곳의 도축업자 29명을 동물 학대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소의 체중을 인위적으로 불리기 위해 소의 코에 튜브를 끼워 넣어 물을 먹이는 행위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도축장 바닥은 물이 흥건하게 젖어 있었고, 도축을 앞둔 6~7마리 소들이 철책에 매인 채 괴로운 표정으로 튜브를 통해 물을 먹고 있었다. 경찰이 코에 끼워진 튜브를 빼자 소의 몸에서 물이 솟구쳐 나오면서 쓰러졌다.

현장에 있던 직원들은 경찰에 “우리도 소가 물을 먹는 모습을 보는 게 힘들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도축장 매니저에게 밖에서 낯선 사람들이 노크하면 튜브를 곧바로 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도축장 매니저들은 “소 코에 끼운 튜브는 위를 청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또 다른 매니저는 “여기 있는 소들은 어차피 도살하기로 돼 있는 것이어서 물을 먹여도 상관없다”고 태연하게 말하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소에게 물을 먹이면 평균 5~10㎏ 정도 몸무게가 불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도축된 소고기가 인근 난징(南京)에서 도매가로 1㎏당 30위안(약 5000원)을 받는 것을 고려하면 소 한 마리당 물을 먹여 최대 300위안(5만 원)을 더 버는 셈이다. SCMP는 “소에게 물을 먹이면 고기 질과 영양적 가치가 떨어질 뿐 아니라 더러운 물이 들어가면서 오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구나 이 소고기들은 대부분 인근 학교에 급식용으로 제공돼 학생들의 안전에도 위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SNS를 통해 소에 대한 동물 학대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은 물론 전 세계 네티즌들은 도축업자들을 맹비난했다.

한 네티즌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 “소가 물을 먹는 모습을 도저히 볼 수 없다”며 “모든 동물은 영혼을 갖고 있는데 참으로 끔찍한 짓을 한 것”이라고 분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도축을 꼭 해야 한다면 괴롭히지 말고 바로 도축만 해라”고 썼다. 중국 당국은 향후 도축업자들의 동물 학대 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기로 했다. 한편 올해 들어 중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25개에 달하는 돼지 도축장이 폐쇄됐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