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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23일(金)
펜데레츠키 축제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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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폴란드를 대표하는 현대음악 작곡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의 85회 생일을 맞아 폴란드가 축제 분위기다. 펜데레츠키 페스티벌은 지난 16일 바르샤바에서 개막해 85회 생일인 23일 종료되는데, 폴란드 예술계가 살아 있는 작곡가의 생일 기념 축제를 일주일간 개최하는 것은 펜데레츠키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준다. 펜데레츠키는 지난 9월 페스티벌 계획을 공개하면서 “내 조국에서 작품이 공연되고, 존경까지 받으니 나는 아주 예외적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올해는 폴란드가 망국의 설움을 딛고 독립한 지 100주년을 맞은 해라는 점에서 펜데레츠키 축제는 더욱 각별하다.

펜데레츠키 페스티벌은 그가 평생 작곡한 작품들을 연주하는 7회의 오케스트라 연주회와 3회의 실내악 연주회로 구성됐다. 축제 개막은 펜데레츠키의 명성을 확립시킨 대표작 ‘히로시마(廣島) 희생자들을 위한 애가’(1960) 연주로 시작됐다. 52대의 현악기 연주를 통해 히로시마 원폭의 비극을 표현한 작품이다. 펜데레츠키 생일인 23일엔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아네소피 무터가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무터는 “전설적 작곡가를 기념하는 음악회에 협연자로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온 세상을 가진 기분”이라면서 “그의 음악은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과 같다”고 말했다.

펜데레츠키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조건 때문에 국권을 잃었던 역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인지 펜데레츠키는 한국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그의 교향곡 제5번은 ‘코리아’인데 민요 ‘새야 새야 파랑새야’ 선율을 사용해 한국적 한의 정서를 구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우리 정부의 위촉으로 작곡돼 1992년 광복절 경축 음악회 때 펜데레츠키 지휘로 한국에서 초연됐는데 이번 펜데레츠키 축제에서도 19일 존 액설로드 지휘로 연주됐다.

펜데레츠키는 2년 전 폴란드 오케스트라 ‘신포니아 바르소비아’를 이끌고 내한 공연을 했고, 울산대에서 명예박사학위도 받았다. 정주영 레퀴엠으로도 불리는 ‘진혼 교향곡’을 작곡한 류재준 씨는 그의 수제자로, 펜데레츠키 페스티벌에도 참여 중이다. 이 작품은 지난 11일 폴란드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국제음악제 폐막 공연 때 연주돼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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