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이재명 발언… 의도를 모르겠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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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닌 것으로 입증된 일”
친문, 출당 요구 목소리 커져
李지사 측은 탈당 가능성 일축

이재명(사진) 경기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다시 언급한 것에 대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에 속한 인사가 이 지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홍 원내대표는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만큼 향후 이 지사 징계를 둘러싼 당내 공방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준용 씨 의혹은 2012년과 2017년 대통령선거 때 악용된 소재이고 2012년부터 5년 동안 새누리당이 우려먹은 소재”라며 “결과적으로 아무 문제 없는 걸로 드러났고 그 뒤로 지난 몇 년 동안 그것이 (사실이 아닌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이 지사가) 그런 문제 제기를 한 의도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난 24일 검찰에 출두하며 준용 씨의 특혜 채용 의혹이 풀려야 자신의 부인 김혜경 씨의 것으로 의심받는 트위터 계정 관련 의혹도 풀릴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한 친문계 인사는 “이 지사의 발언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당내 여론도 확 기울 것”이라며 “더 이상 그냥 참고 넘기기 힘들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가 이 지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 같은 친문 진영의 부글부글 끓는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지도부 차원에서 이 지사의 거취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지사 측은 탈당 가능성을 일축하며 여전히 이 지사를 향한 공격에 ‘배후’가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경찰이 일반적인 고소·고발 사건과 달리 철저하게 ‘먼지털기’식, ‘마녀사냥’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뭔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경찰 기소 여부와 상관없이 민주당을 탈당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의 이 같은 대응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친문 진영의 정치 공세로 넘기며 위기를 돌파하려는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지사가 문 대통령 또는 지지자들과 싸울 마음이 있어 보인다”며 “‘내가 여기서 맞서 싸우지 않으면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