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계기판·AR내비… ‘車디스플레이 혁명’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자동차 앞유리 전체를 활용,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정보를 함께 표시하는 미래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가상 이미지. 현대차 제공

다양한 HUD 신차에 적용
세세한 운전정보 화면 표시

그래픽化 ‘버추얼 클러스터’
운전자 인식 정보 3D로 제공

차창위 AR내비 개발 연구중
도로·주변차와 초연결 가능

과거의 자동차 클러스터(계기판)는 아날로그 시계처럼 바늘로 속도와 엔진 회전수 등을 표시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단순 계기판에 불과했던 자동차 디스플레이는 전자기술이 발달하면서 LCD 화면 등을 통해 연비나 다양한 정보를 표기하는 디지털 방식으로 발전했다. 정보 표시 방식도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고, 운전자 편의와 주행 중 몰입감 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디스플레이가 탑재되고 있다. 주행 모드에 따라 화면이 달라지기도 하고, 3D 입체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자동차업체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홀로그램,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을 보유한 업체들과 손잡고 더욱 진화한 미래차 디스플레이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네시스 G80의 헤드업 디스플레이(왼쪽 사진)와 신형 G70에 최초로 적용된 3D 클러스터(오른쪽).

◇다양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몇 년 전부터 고급차 중심으로 계기판 일부 정보를 앞유리 등에 보여주는 HUD가 탑재되고 있다. HUD는 운전자가 고개를 숙이지 않고 전방을 주시한 상태로 더 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초기엔 주행속도만 보여주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내비게이션 화면과 제한속도 등 도로 정보,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 작동 상태 알림이나 차선 이탈 경보 등도 HUD에 표시되고 있다.

HUD는 윈드실드 타입과 ‘컴바이너(Combiner)’ 타입으로 나뉜다. 앞유리에 정보를 투사하는 게 윈드실드 타입 HUD이고, 별도의 유리판에 정보를 표시하는 게 컴바이너 타입 HUD다. 윈드실드 타입은 컴바이너 타입보다 결상거리(운전자의 눈과 영상이 맺히는 창과의 거리)가 더 길고, 큰 화면을 구현하는 데 유리한 게 장점이다. 반면 컴바이너 타입은 화질을 높이기 쉽고, 비용이 적게 든다. 최근에는 컴바이너 타입 HUD도 기술 발전으로 윈드실드 타입 못지않은 결상거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2012년 출시된 K9에 국내 자동차 업체 최초로 윈드실드 타입 HUD를 적용한 바 있다. 제네시스 G80, EQ900 등 고급차뿐 아니라 그랜저, K7, 싼타페, 쏘렌토 등 중형급 SUV까지 확대됐다. 최근에는 코나, 벨로스터 등 소형차급에도 HUD가 적용되는데, 소형차에는 컴바이너 타입 HUD가 들어간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버추얼 클러스터’(Virtual Cluster)=최근 자동차 클러스터는 디지털 방식으로 정보를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기차나 수소 전기차는 미래지향적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한 버추얼 클러스터를 탑재하고 있다. 수소 전기차 넥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 EV 등에는 모두 7인치 컬러 TFT LCD 패널을 적용한 버추얼 클러스터가 적용돼 있다.

버추얼 클러스터는 디지털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기존에 숫자나 기호로만 표시되던 것을 글자 설명이나 상세한 그래픽으로 보여줄 수 있다. 글자나 그림, 애니메이션 등 시각적 효과까지 사용하므로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더욱 알기 쉽게 제공할 수 있다. 또 에코 모드, 스포츠 모드 등 주행 모드 설정에 따라 화면 배경색을 바꾸거나 표시되는 정보의 내용, 글자체 등을 바꿀 수 있다.

◇3D 클러스터=지난달 출시된 2019년형 제네시스 G70은 세계 최초로 12.3인치 3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G70에 탑재된 12.3인치 3D 클러스터는 별도 입체 안경이 없어도 운전자의 눈을 인식해 다양한 주행 정보를 3D 화면으로 구현한다. 운전자 취향에 따라 2D, 3D 전환도 할 수 있다. 3D 디스플레이 테마 화면도 운전자가 설정할 수 있다. 수동으로 화면을 설정할 경우 모던, 스페이스, 엣지 등 3가지 테마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드라이브 모드와 연동시켜 놓으면 컴퍼트, 스포트, 스마트, 에코, 커스텀 등 모드에 따라 다채로운 입체효과를 보여준다.

◇미래 자동차의 디스플레이=자율주행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디지털 클러스터도 또 한 번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3D 클러스터를 넘어 홀로그램 등을 이용한 AR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차량용 홀로그램은 영상용 레이저를 전면 유리에 직접 투영하기 때문에, 기존 HUD보다도 선명한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 앞유리 전체에 영상을 표시할 수 있을 정도로 사실상 화면 크기에 대한 제약이 없다.

특히 차량용 AR 내비게이션이 도입되면, 앞유리에 온갖 도로정보가 표시돼 안전 운전을 돕게 된다. 자동차 속도에 맞춰 이동해야 할 방향을 정확히 표시해주고 건널목, 보행자, 도로 정보, 위험 경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 9월 스위스 홀로그램 전문 기업 ‘웨이레이’와 공동으로 홀로그램을 활용한 AR 내비게이션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모비스가 협업에 나선 스타트업 ‘링크플로우’는 자동차 4면 유리창을 각각 독립되거나 하나로 이어진 대형 디스플레이로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차량 간(V2V·Vehicle To Vehicle) 통신 및 차량-인프라 간(V2X·Vehicle To Everything) 통신 기술을 통해 도로, 주변 차량 등과 ‘초연결’로 이어진 자율주행 차에서는 AR 홀로그램 기술을 통해 훨씬 많은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앞유리에 동영상을 틀거나 화상통화를 할 수 있게 되고, 가상 쇼핑 콘텐츠도 구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