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군사합의 탓 훈련멈춘 국산로켓 ‘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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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사격장 사실상 폐쇄
北장사정포 대응전력 구멍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군이 육군의 유일한 실사거리 포병 사격훈련장을 사실상 폐쇄하면서 북한 ‘장사정포 킬러’인 국산 다연장로켓 천무(사진)와 K-9 자주포 등이 무용지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전 활용을 위해서는 실사거리 사격훈련이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군이 대체 사격장을 찾지 못하면서 2015년 실전 배치된 천무 로켓은 사실상 ‘봉인(封印)’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은 최근 수년간 사거리 150㎞인 300㎜ 신형 방사포(KN-09) 등을 개성공단 및 휴전선 인근에 전진 배치하고 있어 향후 유사시 포병의 대화력전 수행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군 당국에 따르면 육군 8군단 산하 강원 고성 송지호 사격장은 지난 9월 남북 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사실상 폐쇄됐다. 남북 군사분야 합의의 ‘해상적대행위 중지’ 조항에 군사분계선(MDL)에서 40㎞ 이내 지역(강원 속초 이북 수역)에서 포 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 중지, 해안포 포문폐쇄 조치 등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MDL에서 32㎞ 정도 떨어진 송지호 사격장은 사거리 5∼6㎞인 강원 철원 문혜리, 경기 연천 다락대 등과 같은 전방부대 내륙 포 사격장과 달리 해변에서 동해상으로 수십㎞ 거리로 포탄을 쏘는 실사거리 사격장이다. 송지호 사격장에서는 매년 4월과 11월에 1·5·6·8군단 소속 포병부대와 해군 1함대 소속 함정이 대규모 지해(地海) 합동 사격훈련을 해왔지만, 올해는 남북 해빙 무드로 2차례 훈련이 모두 취소됐다.

이에 대해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천무는 실사거리 사격훈련 한번 제대로 못하고 봉인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면서 “천무(구룡·MLRS) 등 다연장 로켓의 북한 장사정포 대응 능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무의 표준사거리는 45㎞, 최대 사거리는 80㎞다. 신 대표는 “사정거리가 긴 다연장로켓과 신형 포탄을 개발하면 풍향·풍속·온도·기압 등 외부 탄두학적 특성을 고려한 실사거리 사격훈련을 통해 포의 오차 수정 및 사격제원을 정해야 한다”면서 “훈련을 못하면 정확도가 떨어져 대응사격 실패율이 높아져 장사정포의 주요 타깃인 수도권이 치명적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