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노총 집단폭행 40분 구경만 한 경찰, 존재 이유 뭔가

공권력의 민노총 불법(不法) 행위 감싸기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현대자동차 핵심 협력업체인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에선 민노총 금속노조 유성지회 조합원들이 지난 22일 오후 3시50분쯤 대표이사 집무실에 노무 담당 상무를 감금한 채 1시간 동안 집단폭행한 것으로 26일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3시53분부터 6차례에 걸쳐 회사 측의 출동 요청을 받은 경찰은 4시4분 순찰차를 시작으로 정보과와 강력계 형사 등 20여 명이 현장에 도착했으나, 상황이 종료된 4시50분까지 40여 분 동안 지켜보기만 했다고 한다.

민노총의 잇따른 공공기관 불법 점거와 폭력을 방관·비호함으로써 사실상 부추겨온 결과로, 경찰의 존재 이유부터 묻지 않을 수 없다. 안와골절·코뼈함몰·치아골절 등 중상을 입은 피해자가 병원에 후송되기까지 구경만 한 경찰이 공권력일 수는 없다. 회사 측이 23일 아산경찰서에 보낸 항의 공문에서 ‘비명이 끊임없이 들리는데도 현장 출동 경찰들은 구조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고, 감금이 풀린 뒤 폭력 노조원들이 유유히 빠져나가는데도 현행범으로 체포하지도 않았다’고 밝힌 경찰의 직무유기는 절망감까지 들게 한다.

그런데도 경찰은 “노조원 40여 명이 팔짱을 끼고 현장을 봉쇄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노동 구호를 크게 외치는 소음 때문에 살려 달라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집단폭행범 체포도 폭력범들이 용인해야 가능하고, 생명의 위험에 처한 절규마저 노동 구호에 묻히면 없는 것으로 친다는 식이다. 국민 세금으로 이런 경찰의 유지를 뒷받침할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