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생활여건’…청년들이 꿈꾸는 농촌 만든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3일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회의실에서 경북도 공무원과 지역 국립대 관계자들이 ‘이웃사촌 시범마을’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경북도 제공

- 경북도, 의성군에 ‘이웃사촌 시범마을’ 조성

1743억 투입 44만㎡규모조성
주거·고용·복지체계 두루갖춰

빈집·빈점포 리모델링 해 공급
2022년까지 청년임대주택 완공

동물사료업체 등 산업단지 유치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기로

스마트팜 20개 동 조성해 임대
創農하는 청년 자립하도록 지원

분만 산부인과 국비 공모 추진
2020년엔 아동 돌봄터 조성도

경북도가 청년층의 급격한 도시유출과 고령화로 인한 지방 소멸을 극복하고 농촌 혁신성장 기반 조성을 위해 청년 마을 조성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28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의성군 안계면 일대 약 44만㎡에 1743억 원을 투입해 청년 일자리, 주거단지, 복지체계 등을 두루 갖춘 ‘이웃사촌 시범마을’을 만들기로 했다. 의성군의 고령화율은 올해 기준 38.4%로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가장 높고 전국 지방소멸지수 1위 기초지방자치단체로 꼽힌다. 사업은 내년부터 △청년 일자리 창출 △주거단지 조성 △생활여건 개선 △마을공동체 강화 △청년 유인 마케팅 등으로 추진된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물류센터, 저장창고, 가공공장 등을 갖춘 청정식품 클러스터와 반려동물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특히 식품산업 클러스터 자체가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이곳에는 식생활 체험공간과 문화공간 조성을 병행한다. 내년 준공 예정인 반려동물 문화센터 인근을 반려산업단지로 조성해 동물 사료업체와 반려동물 분양업체 등도 유치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북도가 의성군 안계면에 조성키로 한 이웃사촌 시범마을에 건립될 출산종합지원센터 투시도. 경북도 제공

또 창농·문화예술 창업 일자리 확대를 위해 스마트 팜 20개 동(동당 약 2000㎡)을 조성해 예비 청년 창농 농가에 임대(5년)한 뒤 이 기간에 저축을 통해 토지를 사들여 자립하도록 할 방침이다. 무자본·무연고·무기술 3무(無) 창농 지원으로 귀촌 진입 장벽도 완화할 방침이다. 전시·공연장, 네트워킹 공간, 방송시설 등을 갖춘 창업지원센터를 건립해 조각·공예 분야 청년 예술지망생을 유치할 계획이다. 공장식 작업창고를 만들어 대형 조형물 제작·판매·보관을 통한 소득활동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도는 산하 기관인 경북개발공사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청년 임대주택 100가구를 완공하고, 일자리 창출 속도에 맞춰 200가구를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청년들의 형편에 맞도록 최대한 임대료를 낮게 책정하고 특색있는 테마 마을로 디자인해 농촌의 미래 주거모델로 관광 자원화할 계획이다. 당장 내년에 입주할 청년들을 위해 내년 상반기 중 안계면 빈집과 빈 점포를 리모델링하고 1~2인용 스틸 하우스를 설치하는 것을 비롯해 청년문화거리 조성 등 도시재생을 추진할 예정이다.

청년과 기존 주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생활여건도 개선한다. 30분 이내에 보건·보육, 60분 이내에 창업·문화, 5분 이내에 응급의료서비스가 가능한 이른바 ‘3·6·5 생활여건’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선 외래산부인과만 운영하는 안계면 영남제일병원을 분만산부인과로 전환하기 위한 국비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응급의료기관 필수 운영비는 내년부터 추가 지원한다. 보육 수요에 맞춰 국공립 어린이집을 신설하고 2020년에는 만 6~12세 아동의 방과 후 돌봄을 위해 경북형 마을 돌봄 터도 조성한다.

경북도교육청과 협의해 안계초등학교를 ‘경북형 혁신학교’로 지정해 창의 놀이터를 설치하는 등 교육시설 개선과 각종 특성화 교육을 시행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도는 이어 유입 청년, 기존 주민, 공무원이 함께하는 의사 결정체를 마련하고 안계면 소재지 내 중심거리를 ‘차 없는 거리’로 특화하는 등 마을공동체를 강화해 이웃사촌 시범마을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도는 이를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 청년들을 유인할 방침이다.

도는 최근 도청 회의실에서 농촌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이웃사촌 시범마을 조성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경북대, 안동대 등 국립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청년, 귀농인, 교수 등으로 구성된 이웃사촌 시범마을 조성 특별 위원회도 출범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웃사촌 시범마을은 청년들이 농촌에서 새로운 인생을 꿈꿀 수 있는 곳”이라며 “이 사업이 농촌 혁신성장의 새로운 모델이자 인구감소에 대응하는 성공사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동=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