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글짓기대회 참가한 부모들 아이 이름으로 제출하는 편법에 눈살

최근 부산의 모 자치단체 축제에서 주민을 상대로 글짓기 대회를 실시해 참가하게 됐다. 좋은 계절 가을에 날씨도 좋아서 글짓기 대회에 참석한 사람이 제법 많았다.

글제를 받고 그늘에 앉아 원고지에 글을 써 나갔다. 글짓기는 운문과 산문, 그리고 학생부와 일반부로 나눠 실시됐다.

그런데 일부 부모는 자신이 직접 쓰고는 아이 이름으로 내게 했다. 곳곳에서 부모가 아이를 대신해 글을 써 주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는 스마트폰을 만지며 놀고 부모는 열심히 글을 써서 아이에게 베껴 쓰게 하고는 아이 이름으로 제출하곤 했다. 상금이 욕심나서인지 아니면 아이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서 그러는 건지 몰라도 철없는 아이에게 편법을 몸소 가르치는 부모의 모습이 무척 안타까웠다.

자녀에게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되 물고기를 잡아주려고만 해서는 곤란하다. 그건 사랑이 아니고 아이의 의지나 자립심을 꺾는 일이다.

부모가 무엇이든 대신 다 해 주면 아이는 무조건 부모에게 의지하려 들고 세상을 쉽게 본다. 또한, 어려서부터 편법을 배운 아이는 커서도 남을 배려하기보다는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자신의 이기심만 채우려 든다.

고운 자식일수록 매 한 대 더 때린다는 각오로 자녀를 대해야 한다.

박정도·부산 사하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