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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28일(水)
김동률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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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끝없이 날이 서 있던 어릴 적 나의 소원은/ 내 몸에 돋은 가시들 털어내고/ 뭐든 다 괜찮아지는 어른이 빨리 되는 것/ 모든 걸 안을 수 있고 혼자도 그럭저럭 괜찮은/ 그런 나이가 되면 불쑥 짐을 꾸려/ 세상 끝 어디로 떠나려 했지/ 사람을 떠나보내고 시간을 떠나보내고/ 그렇게 걷다 보면 언젠가 홀가분해질 줄 알았네’. 만들고 부르는 노래 다수가 낙엽 뒹굴고 서늘한 바람 부는 계절에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듣는 싱어송라이터 김동률(44)이 지난 9월 싱글 앨범으로 발표한 ‘노래’의 시작 부분이다.

‘베토벤을 아는 발라드 가수’ ‘저음 바이브레이션의 대가(大家)’ 등으로 일컬어지는 그는 자신이 부른 거의 모든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했다. 대개 삶의 한 자락을 진솔하게 표현한 잔잔하고 서정적인 노래여서 긴 여운을 남긴다. 내놓은 지 오래인 노래들도, 나이와 상관없이 찾아 듣기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난 너에게 모두 주고 싶던 한 사람/ 너 하나로 이미 충분했던/ 나 너에게 모두 주지 못한 한 사람/ 너무 쉽게 놓쳐버렸던’ 하고 시작하는 ‘그게 나야’도, ‘우린 결국 이렇게 어른이 되었고/ 푸르던 그때 그 시절 추억이 되었지/ 뭐가 달라진 걸까/ 우린 아직 뜨거운 가슴이 뛰고/ 다를 게 없는데/ 뭐가 이리 어려운 걸까’ 하고 끝나는 ‘청춘’도 그중의 하나다.

그는 연세대 건축과에 입학한 1993년 친구 서동욱과 듀오인 전람회를 결성해 제17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꿈속에서’로 대상을 받은 것이 가요계 데뷔였다. 서동욱이 가사를 쓰고, 그가 곡을 붙였다. ‘기억의 습작’ ‘취중진담’ ‘졸업’ 등으로 인기를 모으던 전람회가 1997년 해체되면서, 그는 이적과 함께 듀오 카니발을 결성했다. 당시 발표한 명곡이 인순이가 다시 불러 더 널리 알려진 ‘거위의 꿈’(이적 작사, 김동률 작곡) 등이다. 연세대를 중퇴한 그는 1998년 솔로 가수로 나서 첫 앨범 ‘망각의 그림자’를 발표한 이듬해에 미국 버클리 음대에 입학해 작곡·영화음악을 전공하며 2003년 졸업하기까지 제2집 ‘희망’과 제3집 ‘귀향’을 발표했고, 그 뒤로도 많은 명곡을 내놓아왔다. 올해로 데뷔 25주년인 그가 3년 만의 단독 콘서트 ‘답장’을 오는 12월 7일부터 9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다. ‘노래’를 비롯한 그의 노래들이 겨울 초입의 스산하고 빈 가슴을 따스하게 채워주는 무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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