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연합사 이전 청사 독립건물로 변경

당초 건물 3곳 분산배치 계획
시기도 내년 하반기로 늦출 듯

한미연합군사령부(연합사)가 국방부 영내로 청사를 이전하기로 한 가운데, 여러 건물로 분산돼 들어가는 대신 독립청사를 요구한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국방부 청사 옆 합동참모본부(합참) 건물에 더부살이하는 기존 방안을 접은 것이다. 올 연말 예상됐던 연합사 이전 계획도 내년 하반기로 보류될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국방부와 한미연합사에 따르면 연합사 신청사는 그동안 국방부와 협의하에 합참 8·9 층과 국방부 근무지원단 건물, 국방부 지하 2층 벙커 등 3곳으로 분산 배치되는 것을 전제로 내부 설계가 80%가량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 8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취임하면서 주한미군 측은 250∼300명의 한미연합사 장병들이 한곳에서 근무할 수 있는 독립청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에 따라 최근 3곳 분산 이전계획을 보류하고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올 연말 연합사 국방부 영내 이전 계획도 일단 보류됐다. 국방부는 주한미군 측의 요청에 따라 국방부 시설본부 건물을 통째로 연합사 청사로 전환하고 국방부 지하 벙커를 일부 사용하는 계획을 유력 검토 중이다. 국방부 역시 작전 지휘부인 합참 건물을 외국군과 함께 쓰는 ‘한 지붕 두 가족’ 방안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미 양측은 연합사 신청사 건물은 신축하지 않고 리모델링도 최소화하는 데 합의했었다.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의 거취도 관심을 끈다. 지난 6월 주한미군사령부의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이전 뒤부터 연합사령관은 평택 주한미군사령부를 메인 사무실로 활용하면서 용산은 ‘연합사령관 출장소’로 성격이 바뀌었다. 연합사 관계자는 “주한미군사령관, 유엔군사령관를 겸하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연합사의 국방부 이전 후에도 평택 기지에 상주하면서 국방부 신청사를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