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 ‘한자자격시험 不正행위’ 본격 수사

지역책임자·교수 등 소환 방침

부산 A 전문대학에서 발생한 한자자격시험 부정행위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문화일보 11월 26일 자 1·4면, 27일 자 9면 참조) 시험 주최 측이 지역 고사장에서 발생한 비리 의혹에 대해 자체 전수조사를 한 후 경찰에 직접 수사의뢰서를 제출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28일 “한자자격시험의 부산지역 책임자인 B 씨와 대학교수 C 씨, 감독관 D 씨 등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4일 A 대학 2개 교실에서 치러진 한자 자격시험 시간 중 일부 학생이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답안을 공유하거나 인터넷에서 문제를 검색하는 등 부정행위를 했다. 특히 B 씨는 학교 관계자를 감독관으로 위촉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위반했으며, 교수 C 씨와 감독관 D 씨는 시험 시간에 임의로 시험장을 비워 응시생들이 인터넷 검색은 물론, 단체 대화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대학 내 CCTV와 시험 응시 현황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7일 시험 주최 측인 한자교육진흥회는 이 같은 정황을 접한 뒤 해당 시험 응시생 61명 전원을 대상으로 자체 전수조사했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3명을 대상으로 고소장을 냈다. 전수조사 과정에서 학생들은 ‘문제 없이 시험을 치렀다’고 답하는 등 말을 맞추는가 하면, 부정행위가 발생한 해당 단체 대화방엔 학과 담당 교수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담당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직접 담당 학생들을 모아 만든 단체 채팅방이지만, 당일 시험 시작 시간 자체도 모르고 있었고, 단체방 내용을 일일이 읽지 않아 부정행위가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C 교수는 “오해 소지가 있었지만, 물리적으로 떨어진 두 개의 고사장을 감독했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정행위 사실을 육안으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험 주최 측은 해당 시험을 무효 처리하고 응시료를 전액 환급한 뒤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치를 방침이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