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8일 오전 유성기업 노조가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로 화성빌딩 앞에 노조의 요구사항을 적은 걸개천이 어지럽게 걸려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유성기업 서울사무소도 45일째 불법 점거… 경찰은 손놔
“배달음식 시켜먹고 숙식 농성
일하는 직원들 협박하고 감시”
사무인력 공장으로 옮겨 일해
회사측 결국 사무실 옮기기로
노조원들, 이사도 못하게 막아
“근무 시간에 옆에서 농성하는 노조원들의 행태는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같이 떨어져 죽자’ 등 협박성 발언과 욕설 등으로 직원들을 불안감에 떨게 하고, 사무실에서 버젓이 드러누워 스포츠 중계를 보는가 하면 음식까지 배달시켜 먹어 그 냄새와 악취로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지경입니다.”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로 H 빌딩 건물 5층은 조용한 침묵만이 감돌았다. 언뜻 사람이 다 빠져나간 것처럼 보였지만, 반쯤 열린 사무실 문 안쪽을 살펴보자 파티션 사이사이 앉아 있는 유성기업 노조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입구 쪽에서는 다섯 명 정도가 보였지만, 내부가 넓어 안쪽에 더 앉아 있을 수 있어 보였다. 아무렇게나 걸린 빨랫줄에는 옷감이 널려 있어 이들이 장기간 이 사무소에서 숙식을 해왔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유성기업 노조원들은 지난달 15일 60여 명이 몰려들어 이곳 사무소의 점거를 개시한 뒤 45일째 점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건물 경비원은 “여기서 근무하던 유성기업 직원들은 공장으로 발령이 나 이곳으로 오지 않은 지 꽤 됐다”며 “노조 사람들은 앉아서 점거만 하고 매일 점거 인원이 바뀌어서 몇 명이 언제 오고 가는지는 자세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성기업 측은 지난 10월 26일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무단 점거 행위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사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 위력과 위법적 방법으로 사측을 굴복시키겠다는 것으로 수용할 수 없다. 향후 불법행위자에 대한 개개인 민형사상 조치 등 책임을 묻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노조는 요지부동이다.
지난 22일 아산공장에서 노무 담당 상무 감금 폭행 사건이 발생해 민주노총과 유성기업 노조에 대한 사회적 지탄이 빗발치는 상황에서도 불법 점거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유성기업 측은 지난 15일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9명의 서울사무소 직원들을 아산공장으로 전보 조치했다. 사측은 사무실 서류, 캐비닛 등 집기류를 아산공장으로 보내려 했으나 노조원들이 안에서 문을 잠그고 열어주지 않아 이삿짐조차 빼지 못하고 있다.
경찰의 미온적인 조치에 대해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별도의 출동은 없었고, 정보관 1명이 현장에서 특이사항이 발생하지 않는지 매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chkim@, 아산=김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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