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12.12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30일(金)
가시버시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여행을 하다 보면 간혹 ‘가시버시’라는 상호(商號)의 카페, 찻집 등을 만나곤 한다. 대체로 부부가 함께 오순도순 운영하는 가게들이다. ‘가시버시’가 ‘부부’를 뜻하는 말이니 두 사람이 함께하는 가게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상호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 말이 여성 비하 의식이 반영된, ‘부부’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생각이 좀 달라질 수도 있지 않나 한다.

‘가시버시’라는 말은 옛 문헌엔 보이지 않지만, “안고 자면 가시버시지(식은 안 올렸어도 살 대고 지내면 부부 아니겠냐)” 같은 속담에 등장하는 걸 보면 일찍부터 널리 쓰이던 단어로 추정된다. 이 단어는 어원 풀이가 쉽지 않았으나 조선어사전(1938)에서 ‘가시밧(‘내외’의 옛말)’이라는 단어를 찾은 후 해결의 실마리를 잡았다.

‘가시버시’는 ‘가시밧’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가시바시’에서 제3음절의 모음 ‘ㅏ’가 ‘ㅓ’로 변한 어형이고, ‘가시밧’은 ‘가시’의 ‘’이 휴지(休止)가 오는 환경에서 ‘밧’으로 표기된 형태다. ‘가시’의 ‘가시’는 ‘갓(아내)’의 주격형이 명사로 굳어진 어형으로 ‘아내’를 뜻하며, ‘’은 본래 ‘바깥’의 뜻이나 여기서는 ‘남편’을 뜻한다. ‘조선어사전’에서는 ‘가시’를 ‘아내에 대한 옛말’로, ‘밖’을 ‘사내(남편)’의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가시밧’, 곧 ‘가시버시’는 ‘아내와 남편’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부부’를 뜻하는 합성어를 만드는 데 ‘아내’를 뜻하는 단어를 앞에 내세우고 ‘남편’을 뜻하는 단어를 뒤에 둔 것이다. 이러한 배열 방식은 ‘부부’를 뜻하는 ‘남진계집’을 비롯해 ‘오누이, 아들딸’ 등과 같은 합성어와 대조적이다. ‘가시버시’가 ‘부부’에 대한 낮춤말이어서 이렇듯 여성과 관련된 단어를 굳이 앞에 배치한 것이다. 단어 배열에도 고약한 ‘남존여비’ 의식이 발동한 것이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많이 본 기사 ]
▶ “현역 군인은 한 사람도 조문하러 안 와”
▶ 수돗물 비강세척 60대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사망
▶ 20代 틈서도 빛난 ‘40代 S라인’…“몸짱은 땀의 선물”
▶ 드루킹 “노회찬 자살 조작 확신…文정권판 카슈끄지 사건..
▶ 직원이 떠주던 코스요리… 이젠 손님에게 “직접 떠 드세요..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故 이재수 前기무사령관 안장 빈소·광화문분향소에 조문행렬 아들 “줄 건 명예뿐이라 했는데”“아버지의 선택이 실감 나지 않습니다.”11일..
mark전 女축구대표팀 선수 비밀 침실서 성폭행 폭로
mark‘박항서 매직’ 베트남, 세계 최다 A매치 무패 행진
드루킹 “노회찬 자살 조작 확신…文정권판 카슈끄..
엘리트 스타 정치인 나경원, 한국당 첫 여성 원내대..
檢, 왜 유독 ‘혜경궁 김씨’만 경찰 기소의견 뒤집었..
line
special news 美 정가 발칵 뒤집은 ‘러시아 女스파이’, 유죄 인..
검·변호인, 형량 조정 합의…풀려나면 러시아로 추방될 듯 미국 정가에 ‘러시아 스파이’ 논란을 불러일으..

line
수돗물 비강세척 60대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사망
직원이 떠주던 코스요리… 이젠 손님에게 “직접 떠..
대통령 ‘不法’낙인→ 檢 표적·과잉수사→ 해당조직..
photo_news
‘당대 최고 포수’ 양의지, 125억원에 NC행
photo_news
20代 틈서도 빛난 ‘40代 S라인’…“몸짱은 땀의..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낯선 남자들의 체취 품는 환락가 일상… 화려한 서울 뒷면 그..
[인터넷 유머]
mark아빠의 재치 mark부처님의 국적
topnew_title
number ‘박항서 매직’ 베트남, 스즈키컵 결승 1차전..
‘PC방 살인’ 김성수, 피해자 80차례 찔러…심..
‘스쿨 미투’ 고교 교사 아파트 화단서 숨진 ..
“왜 바람피워” 옛 애인 승용차로 들이받아 살..
‘양주~수원’ GTX, 이르면 2021년 말 착공
hot_photo
“얼음이 땅에서 솟아 올라요”…제..
hot_photo
나사 “베누 소행성에 촉촉한 진흙..
hot_photo
미스 유니버스 싱가포르 대표의..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