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2.17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30일(金)
無최루탄 20년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김회평 논설위원

긴박한 사진 한 장이 오래된 기억을 깨운다. 기저귀 찬 두 딸을 양손에 잡고 황급히 달아나는 여인 뒤로 뽀얀 최루탄 연기가 보인다. 중남미 이민자 행렬 ‘캐러밴’이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경비대가 진압하는 장면이다. 미국 안팎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어린이에게 최루탄을 쏘는 ‘악인’으로 성토하지만, 버락 오바마 정부 때도 불법 월경에는 비슷하게 대응했다고 한다. 주요 언론 1면을 장식한 이 사진을 찍은 이가 한국인 기자라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비슷한 시점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선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는 ‘노란 조끼’ 시위대에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퍼부었다. 최고 인권국을 자처하는 나라들의 최루탄, 좀 낯설다.

한국에서 최루탄은 민주화와 동행했다. 1960년 4월의 김주열, 1987년 6월의 이한열은 시국의 물줄기를 바꿨다. 가장 매서웠던 시기가 1980년대다. 전두환 정권 후반 3년간의 사건 기자 때는 평소엔 출입하던 대학에서, 1987년에는 거리에서, 5월이 되면 광주로 내려가 최루가스를 마시곤 했다. 학생·시민이 시도 때도 없이 곤욕을 치렀지만, 기자들로서도 수난의 시절이었다. 민주화 시위가 절정에 달했던 1987년엔 67만 개가 넘는 최루탄이 터졌다. 그해 최루탄 제조업체 삼양화학공업의 한영자 회장은 쟁쟁한 대기업 오너를 제치고 소득세 1위에 올랐다. 시대가 만든 희극이다.

경찰은 1998년 9월 3일 만도기계 노사분규를 끝으로 20년간 무(無)최루탄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외환위기를 겪지 못한 세대에겐 ‘눈물·콧물 나는’ 추억도 없는 셈이다. 수요처를 잃은 최루탄 업체들은 도산하거나 전업했고, 일부는 수출로 버텼다. 한국산 최루탄은 터키·바레인 등에서 명맥을 유지하며 적잖은 희생자를 냈다. 그 나라 시민단체가 한국 정부에 수출 금지를 요구할 정도였다. 경찰서에 보관하던 재고 최루탄은 경찰청의 지침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최소 필요량’만 남기고 폐기되고 있다.

최루탄 퇴장 후 그 자리를 차벽과 살수차가 이어받았다. 그나마도 지금 정부 들어 진보 성향 인사 위주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 권고에 따라 사실상 금지됐다. 집회·시위의 자유 못지않게 시민의 안전·편의도 중요하다. 공권력이 무시를 넘어 조롱당하는 세상이다. 차·포까지 떼고 시위대를 상대하라는 게 과연 최선일까.
[ 많이 본 기사 ]
▶ 박지원 “김무성 40표 만들었다고 해 탄핵 시작”…金 “입 다..
▶ 서울 강남클럽 아레나서 마약 유통·투약…프로골퍼 등 검..
▶ “일 안 한다” 아들 훈계하다 살해…70대 아버지 징역 13년
▶ ‘비싼 고철’ 취급받던 전차 ‘스마트 파워’ 장착 미래병기로..
▶ 후반 불붙은 이정은, 4타 차 공동 3위…LPGA 데뷔전 ‘우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부산경찰청, 마약판매책·종업원·손님 등 5명 체포 수사 중경찰 “서울 ‘버닝썬’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부산 경찰이 서울 강남 클럽인 아..
mark‘비싼 고철’ 취급받던 전차 ‘스마트 파워’ 장착 미래병기로 부활
mark후반 불붙은 이정은, 4타 차 공동 3위…LPGA 데뷔전 ‘우승 경쟁..
“일 안 한다” 아들 훈계하다 살해…70대 아버지 징..
美특검, 前 트럼프 선대본부장에 징역 24년형 구형
黃·吳·金, 주말 경남도청 앞 집결…‘김경수 규탄’
line
special news ‘빅뱅’ 승리, 버닝썬 논란 사과… “질타 새겨 듣겠..
그룹 ‘빅뱅’ 승리(29)가 강남 클럽 ‘버닝썬’ 논란과 관련 거듭 사과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등에 따..

line
박지원 “김무성 40표 만들었다고 해 탄핵 시작”…金..
‘폭행·배임 의혹’ 손석희 JTBC 대표이사 경찰 출석
美中, 내주 막판 후속협상…‘양해각서-휴전연장’ 가..
photo_news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면 X… ‘제3의 성’ 표기 ..
photo_news
류현진 “연봉 200억원, 실감 안 나…부상 없는..
line
[명작의 공간]
illust
女간첩과의 사랑·도심 ‘실탄’ 총격신…상투적 분단영화 틀 깨뜨..
[인터넷 유머]
mark수녀님의 카톡 mark정치인과 아이들
topnew_title
number 경찰서에서 모친에게 흉기 휘두른 20대 아들
트럼프 “아베가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줬..
‘버닝썬 마약 판매 의혹’ 중국인 여성, 경찰 ..
“점괘가 이상하다” 점 보러 왔던 손님 찾아가..
“초콜릿 주고 性관계 밸런타인데이 거부” 여..
hot_photo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
hot_photo
“어떻게 사고가 났길래…”
hot_photo
팬 약속 지킨 아이유…김제여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