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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30일(金)
美·中의 줄 세우기와 文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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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영 정치부 차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발표 1주년을 맞은 11월 신(新)아시아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본격적인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방한 중인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지역 부차관보 대행은 지난 27일과 28일 “인도·태평양 전략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상호보완이 가능하다”며 한국의 동참을 우회적으로 요청했다. 지난 13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1억1300만 달러(약 1275억 원) 신규 투자를 약속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대중 견제용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중 감정은 극에 달해 있다. 중국이 ‘짜증 외교(tantrum diplomacy)’를 하고 있다는 표현도 등장했다. 중국이 지난 18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파푸아뉴기니 거리를 중국 오성기로 도배하고, ‘불공정한 무역관행’ 문구에 반대하면서 1993년 이후 처음으로 공동성명 채택을 무산시킨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이에 중국은 “특정국가(미국)가 자신들의 문구를 다른 국가에 강요하면서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 책임을 회피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맞받아쳤다.

미·중 갈등 양상은 아르헨티나에서 30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이 ‘매력 공세’ 전면에 내세울 구상이 바로 인도·태평양 전략과 일대일로다. 제3국들에는 난감한 상황이지만, 각자 양자택일이든 줄타기 든 간에 방향을 정해야 하는 ‘결정의 순간’이 임박해지고 있다. 일부는 결단을 내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최근 인도·태평양 전략에 10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도 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에도 불구, “일대일로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한국도 선택의 기로에 있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시 주석으로부터 일대일로 참여를 요청받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인도·태평양 전략을 언급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단 문 대통령은 17일 한·호주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은 인도·태평양 전략과 목표를 같이 하고 있으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G20 정상회의를 앞둔 지금 현재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 간 접점은 보이지 않는다. 반면 정부는 신남방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협력을 위한 민관 공동협의회를 지난 15일 개최했다. ‘전략적 균형’을 넘어 중국 측에 좀 더 치우친 게 아니냐는 미국의 의구심이 커지는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포용국가 비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북정책이라는 ‘블랙홀’에 대미·대중·대일정책뿐 아니라 국제경제 전략까지 모두 빨려 들어가 버린 셈이다. 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국제경제 구도 개편 방향도 정확히 읽어내기를 바란다. 중국의 ‘짜증’을 어디까지 수용할지, 인도·태평양 전략과의 시너지는 어떻게 마련할지 숙고하는 숙제를 더 이상 미룰 때가 아니다.

boyoung22@
e-mail 신보영 기자 / 정치부 / 차장 신보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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