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원전 폐기’ 국민투표 공론화 확산 조짐

대만 국민투표 가결에 영향
울진·경주 등 지방자치단체
여론조사·국민투표 등 촉구

원전 건설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경북 동해안 일대 지방자치단체가 탈원전 정책 국민투표 공론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대만이 국민투표를 통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 이후 야당 등 정치권과 원전 연구기관에서 시작된 탈원전 국민투표 운동이 원전 지역 가세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전찬걸 경북 울진군수는 30일 “사업이 중단된 신한울원전 3·4호기 문제를 두고 다음 달 2차례 열리는 소통회의에서 이들 원전을 건설하지 않으면 국민투표나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 의사를 물어볼 것을 제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울진군은 지난 9월 청와대 앞 집회에서 청와대와 소통채널을 마련해 신한울 3·4호기 건설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주낙영 경주시장도 “문재인 대통령의 체코 원전 세일즈는 이율배반적”이라며 “탈원전 정책에 대해 국민투표를 하면 개인적으로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정부에 국민투표를 건의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국회에 입법 예고된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취소 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에 조기 폐쇄 결정으로 가동이 중단된 월성원전 1호기 주변 지역 경제적 피해에 대한 지원책도 포함하도록 건의할 방침이다.

신규 원전인 천지원전 1·2호기 건설이 백지화된 영덕에서는 천지원전비상대책위원회가 이미 탈원전 정책 공론화 등을 위한 이해 관계인 및 주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선 ‘탈원전정책 취소 국민투표 제안’ 청원이 진행 중이다.

한편, 대만이 국민투표를 통해 탈원전정책을 폐기하기로 하면서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비롯해 원자력학계와 국책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수력원자력 노조 등에서 탈원전정책에 대해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울진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