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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석 교수의 古典名句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03일(月)
河遠山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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河以委蛇故能遠 山以凌遲故能高(하이위사고능원 산이능지고능고)

강은 구불구불하기 때문에 멀리 갈 수 있고 산은 완만하기 때문에 높아질 수 있다.

한나라 유향(劉向)이 훌륭한 교훈이 담긴 역대의 문구를 정리해 편찬한 ‘설원(說苑)’의 담총(談叢)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보다 조금 먼저 나온 도가 계열 문헌인 ‘문자(文子)’와 ‘회남자(淮南子)’에 글자만 조금 다른 동일한 문구가 나오는 것으로 봐 이 구절은 일찍부터 도가에서 유행된 명구였음을 알 수 있다.

자기 명성이나 업적이 거대한 산처럼 높아지고 긴 강처럼 멀리 가기를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직선적이고 성급한 사람들은 당장 자기 업적을 과시하고 자기 이름을 알리려 한다. 그러나 도가의 현자들은 강물이 멀리 갈 수 있는 것은 물길이 뱀처럼 구불구불 흘러가기 때문이고 산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은 완만한 능선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찍이 공자는 강물을 보면서 밤낮을 쉬지 않고 흘러가는 부지런함을 찬탄했는데, 같은 강물을 보면서도 도가의 현자들은 인생을 좀 더 느긋하게 거시적으로 바라보라고 충고한다. 이 두 태도는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있다.

큰 뜻을 세우고 부지런히 노력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세상사란 그리 녹록지 않아서 모든 일이 잘 풀리기란 어려운 법이다. 좁은 시야를 지닌 사람들은 세상사가 조금만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도 쉽게 낙담하고 성과가 빨리 나타나지 않으면 초조해한다. 가시적인 성과를 강요당하면서 늘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하다. 굽이굽이 돌아가면서 길게 흘러가는 강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높이 솟구친 산처럼 우리네 인생 또한 파란만장과 우여곡절 속에서 더욱 무르익어가는 것임을 생각하며 좀 더 느긋한 마음을 가져보자.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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