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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03일(月)
文·金·트럼프 ‘2018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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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 정치부 부장

2018년 무술년은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기증 날 정도로 ‘비핵화 반전(反轉) 드라마’를 극적으로 연출한 변화무쌍한 해로 기록됐다. 문 대통령의 ‘뚝심 중재력’, 김 위원장의 ‘카멜레온 변신술’, 트럼프 대통령의 ‘핵비즈니스 개인기’가 압권이었다. 하지만 과속 질주한 롤러코스터가 비핵화 종착역이 아니라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긴 어둠의 터널 입구라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무술년 핵 손익계산서를 중간 정산한다.

장기전으로 접어드는 비핵화 협상의 올 한 해 1회전 스코어만 따지면, 김 위원장의 판정승이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의 대어를 낚았다. 미 전략무기 한반도 전개 금지로 체제 장기화 안전장치도 확보했다. 냉랭했던 ‘후견인’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 이어 한·미 동맹 교란전술도 먹혀드는 징후가 보인다. 잔혹한 독재자 이미지를 탈색하고 ‘불세출의 위인’으로 세습체제 토대를 탄탄히 했다. 파탄 직전의 경제 재건 여력을 회복하고 ,‘핵이 만능의 보검’이란 슬로건도 현실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신용보증이 큰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사꾼답게 핵비즈니스로 짭짤한 ‘현금’을 챙기는 성과를 올렸다. 50여 구의 북한 발굴 미군 유해 송환과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실험 중단 등으로 북한 핵 능력 진전에 제동을 걸었다. 문 대통령은 초기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란 화려한 이벤트로 국민을 열광시켰지만 갈수록 과속 질주 후유증도 커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북한의 핵·재래식 군사 위협은 변한 게 없어 외화내빈이다. 해외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하게 돼 동맹 이완과 균열이 가속화하면 안보환경이 급변할 것이 우려된다.

오죽하면 전직 국방장관 등 예비역 장성들이 ‘남북 군사 합의서’는 시한폭탄으로, 연합훈련 장기 중단이 현실화하면 전쟁수행능력 급감과 함께 한·미 동맹은 명맥만 유지하게 돼 한국군이 오합지졸로 전락할지 모른다며 한탄을 쏟아낼까. 김 위원장의 선의에 기댄, 검증되지 않은 이념 과잉과 이상론적 접근, 과욕과 조급증을 수반한 안보 모험주의는 궤도 이탈로 안보 대재앙 불씨가 될 수 있다. 미·북의 실리·실용주의 외교노선과 대조된다. 안보가 정치협상의 흥정물로 전락하면, 그건 도박이다. 김 위원장의 최종 목표는 태영호 전 주영북한공사의 증언록 ‘3층 서기실의 암호’에 나온 그대로다. 2016년 5월 노동당 7차 대회 후속으로 평양에서 열린 ‘제44차 대사(大使)회의’는 ‘핵보유국 인정을 받기 위한 인도와 파키스탄 모델의 창조적 적용’ 결론을 내렸고, 최종 목표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한국의 86세대는 미국을 모르고, 노련한 북한의 대남 일꾼들에게 한참 못 미친다”고 한 ‘북한통’ 서대숙 미국 하와이대 명예교수의 평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팔계 실용외교’를 연마한 속임수의 대가들인 북한 대남 일꾼들에 비해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는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인적 쇄신으로 전열을 재정비할 때다. 현재의 평화에 집착해 안보를 양보하면 미래의 평화는 보장받기 어렵다. 강력한 군사력으로 협상 실패 등 최악 상황에 대비한 플랜B가 시급하다. 안보는 실험 대상이 아니다.

csjung@
e-mail 정충신 기자 / 정치부 / 부장 정충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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