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원, ‘임원 폭행’ 유성기업 노조 압수수색 영장 기각

警 “100% 발부 확신했는데…”
증거인멸 등 수사 차질 우려

충남 아산 유성기업 임원 감금 및 집단 폭행 사건 수사와 관련, 경찰이 신청한 노조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됐다.

3일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유성기업 노조 사무실에 대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이 지난달 30일 기각됐다. 영장을 기각한 대전지법 천안지원 표극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제출된 수사기록만으로는 압수할 물건과 범죄 혐의 상의 관련성 및 범죄 혐의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청구서에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경찰은 수사를 보완해 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100% 영장 발부를 확신하고 경찰 병력 2개 중대까지 현장에 대기시켜 놓았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경찰 입장에서 기각 사유를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또 다른 경찰은 “인신 구속도 아니고, 단순히 노조 사무실인데 압수 수색 영장을 기각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집단 폭력 사건의 경우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데 수사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의 필수 절차인 압수수색이 불가능해질 경우 사 측과 노조 측 입장이 팽팽한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엄정 수사와 공권력 확립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경찰은 폭력 행위와 관련된 금속노조 유성기업 노조원 7명과 공무집행 방해 혐의 5명 등 총 11명(1명 중복)에 대해 4일 오후 2시까지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은 “이중 공무집행 방해혐의를 받는 5명만 현재 연락이 돼 내일 출석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아산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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