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유치원 3법’ 심사 본격화… 한유총 ‘잔류냐 폐원이냐’ 주목

오늘중 대응 방침 결정할 듯

3일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유치원 3법’의 본격 법안 심사를 놓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시작됐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긴급회의를 열고 국회의 법안 심사에 따라 잔류, 변화, 폐원 등 추가 대응 방침 등을 발표키로 해 유치원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부터 열린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유치원 관련 법률 개정안 병합심사를 둘러싸고 사유재산 처리 등에서 공방이 계속됐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립유치원의 경우 개인 재산이 그대로 교육시설로 제공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견이 정리돼야 다른 부분도 실타래를 풀 수 있다”며 “정부가 사유재산을 임의적으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시설을 매입하거나 사립유치원에 임대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물론 사립유치원 설립자 등의 개인 자산인 경우가 많지만, 본연 목적이 학교 공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누구도 개인 재산을 부정한 적 없다”며 “집중해야 할 건 일부 사립유치원에서 드러난 교육 목적 비용의 황당한 전용, 사적 유용을 방지하고 국민 상식에 기반해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회계 일원화, 학부모 지원금의 국가보조금 전환 등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회계 항목을 정부 감시 항목과 학부모 감시 항목으로 이원화하고, 학부모 지원금을 유지하되 별도 처벌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아 법안을 발의했다.

한유총은 긴급회의를 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유총 관계자는 “간부회의에서 국회 법안심사를 지켜본 뒤 오늘 중으로 협회 차원의 대응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유총은 지난달 29일 집회에서 “‘박용진 3법’이 통과되면 집단 폐원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교육부의 ‘수사 의뢰’ ‘행정지도 후 감사’ 등 발표가 있자 지난 1일 “정부가 원아 모집이 본격화되기 전 잔류와 변화, 퇴로 등 정책적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엔 “유치원 3법 개정안 특혜설은 사실관계 오류”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일엔 박영란 한유총 서울지회장이 임원·지역지부장 10여 명과 회의 중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고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일도 벌어졌다. 앞서 박 지회장이 ‘원안대로 통과해도 폐원하지 않기로 했다’고 언론에 밝히자 한유총 회원들로부터 ‘보도 내용을 바로잡으라’는 압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는 증언도 나오며 한유총의 내홍은 계속되고 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