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천미트’ 생산재개… 기업 피해 책임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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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검출’ 사실상 원인불명
제조·유통 문제점 발견 안돼
환불 보상 등 피해 수백억원

식약처 섣부른 발표 도마에
“검사 당시 세균 유입 가능성”

멸균 제품인 통조림 햄 제품에서 세균이 검출돼 판매중단 조치를 받았던 대상 청정원 ‘런천미트 사태’가 사실상 ‘원인 불명’으로 결론 나면서 기업 이미지 훼손에 대한 책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3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지난 10월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세균이 발육됐다며 청정원 런천미트(사진) 제품을 회수 조치한 지 39일 만인 이날부터 공장 재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대상은 19만5000캔이 환불 접수돼 보상했다고 밝혔다. 천안공장은 39일간 멈춰서 제품을 생산하지 못했다. 기업 이미지 훼손까지 하면 대상의 피해액은 수 백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통조림 햄에서 대장균이 검출된 원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 중 생산 일자가 다른 8건을 포함해 총 39개사 640개 멸균제품을 검사했지만,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사기관인 충남 동물위생시험소와 대상 천안공장 등에 대한 현장점검도 있었지만, 특이점은 발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균 유입 경로는 제조과정과 유통과정·검역 과정 등인데, 70도 정도에서도 죽는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점에서 엄격한 멸균 과정을 거치는 제조 과정에서 세균 유입 가능성은 사실상 ‘0’ 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검사 대상이 된 제품도 공장에 보관돼 있던 유통 전 제품이라는 점에서 유통 과정에서의 문제 발생 가능성도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검사 과정에서 세균이 유입됐을 가능성만 남았다. 식약처는 시험소 현장점검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검사 당시의 실험상황이나 환경에 전혀 문제가 없었는지는 미지수다.

검역 당국의 섣부른 위생 검역 발표로 피해를 본 사례는 부지기수다. 2009년 소위 ‘쓰레기 만두’ 파동으로 만두 업체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지만, 법원은 결국 ‘무해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5년 사회적 논란을 낳았던 ‘가짜 백수오’ 사건도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해당 기업과 백수오 재배 농가들은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정보 전달의 속도도 빨라지고 그 양도 많아지고 있어 잘못된 정보 등에 대한 대응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며 “기업 역시 소비자들이 기업 브랜드에 대해 지속적으로 신뢰할 수 있을 만큼 ‘팬’을 관리하는 수준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