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건전음주 10계명… ‘술술’ 먹지말고 ‘톡톡’ 뱉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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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만은 꼭!
공복엔 피하고 물을 많이 섭취
급히 마시지 말고 즐거운 대화
2차 가기전 음료 마시며 휴식
1주에 3회이상 ‘술 없는 날’로

○ 치아 건강 주의
양조주, 증류주보다 당도 높아
충치 원인되고 치아 변색 우려

○ 잘못된 상식 버려라
독한 술이 ‘뒤끝’ 좋은 것 아냐
해장술은 독에 독 더하는 행위

송년회 시즌이 본격 시작됐다. 직장은 물론 각종 업무, 개인 모임 등에서 회식이 잦은 대한민국은 12월이 되면 더더욱 술자리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술자리는 어떤 이에게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즐거운 행사일 수도 있고, 술을 잘 못하는 어떤 이에게는 부담은 물론 건강을 해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술자리를 마냥 피할 수만은 없는 게 현대인들의 현실이다. 한 해를 정리하는 송년회에서 건강을 지키면서 술 마시는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알코올전문병원인 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 원장은 4일 “술 마신 다음 날에는 위와 간 모두 부담스러운 상태이므로 해장국, 라면 등과 같은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시원한 느낌이 들도록 국을 맑게 조리해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건전 음주 10계명 지키자 = ① 첫 번째 원칙은 ‘공복 시 음주를 삼가자’다. 음주 전에는 반드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되도록 안주를 곁들이자. 공복에는 알코올의 흡수 속도가 빨라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② 당연한 말이지만 과음을 피해야 한다. 과음과 폭음은 신체적으로 커다란 손상을 가져오며 여러 가지 병의 원인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성인의 적정 음주량(알코올 섭취량)은 남성 40g, 여성 20g이다. 소주를 기준으로 하면 남성 5잔 이내, 여성 2.5잔 이내다.

③ 술을 ‘무리하게’ 권하지 말자. 술자리에서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술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마다 그날 컨디션과 상황, 주량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강압적으로 급히 마시는 술은 급성 알코올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④ 술은 급하게 마시지 않고 시간을 갖고 천천히 마신다. 농도 높은 술을 첫 잔부터 단숨에 마시면 위염이나 위 점막에 가벼운 출혈을 일으킬 수 있고 몸 전체에 무리를 주게 된다. 또 대화를 즐기면서 마신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 중 10% 정도는 호흡을 통해 배출되는데, 여러 사람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서 마시면 덜 마시게 되고 기분도 좋아져 몸과 마음이 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⑤ 폭탄주 피하기도 권장사항이다. 폭탄주는 독한 술을 순하게 만들어 목넘김이 좋기 때문에 더 많이 빨리 마시게 된다. 또 폭탄주의 알코올 도수는 대개 인체가 흡수하기에 가장 좋은 도수인 10∼15도 정도로, 탄산의 효과로 알코올의 흡수가 더욱 빨라 자연스럽게 취기도 빨리 온다.

⑥ 물을 되도록 많이 마시자. 알코올이 한 번에 흡수되지 않아 숙취도 그만큼 줄어든다.

⑦ 술자리는 되도록 1차에서 끝내도록 한다. 술을 마시기 전 몇 시까지 얼마나 마실 것인지 미리 정하고 함께 마시는 사람들에게도 알려 반드시 지키도록 하자. 2차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중간에 1시간 이상 비알코올성 음료를 마시며 충분히 쉬는 시간을 가지는 방법도 좋다.

⑧ 매일 술을 마시지 않는다.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되는 데는 일반적으로 맥주 1병에는 3시간, 소주 1병에는 15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간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는 데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약 72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⑨ 최소한 일주일에 3회 이상은 ‘술 없는 날’로 정해 술자리를 갖지 않도록 한다.

⑩ 다른 약물(진통제, 수면제, 안정제, 당뇨병 약 등)과 함께 마시지 않는다.

◇치아 건강도 챙기자=대한보건협회에 따르면 술의 주원료인 알코올은 당분을 함유한 포도당이나 곡류, 과일 등을 발효해 만들어 충치 등 치아에도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와인, 막걸리, 맥주 등의 양조주는 소주, 브랜디, 위스키 등의 증류주보다 당분이 높다. 양조주는 단맛을 더 내기 위해 다량의 설탕을 첨가하는 경우도 많다. 당도가 높은 포도를 주원료로 하는 와인은 고유의 강한 빛깔 때문에 치아 변색까지 불러올 수 있다. 반면 증류주는 발효시킨 술을 한 차례 증류해 만들어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 상당량의 당분이 사라지고 원료의 내용물도 걸러낼 수 있어 양조주보다 충치 발생률은 낮은 편이다.

다만 알코올 도수가 양조주에 비해 높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혈압 상승에 따른 잇몸 출혈이 생길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혈압 상승이 생겨 콧속 점막이 부어오르기 쉽다. 이로 인해 코의 호흡이 어려워지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잠을 자게 된다. 이는 입속을 건조하게 만들어 충치 및 치주염을 부추기게 된다.

술안주로 흔한 찌개나 탕 등의 국물음식은 염분이 많아 입속의 산성 성분을 증가시켜 충치의 원인이 된다. 뜨거운 국물은 잇몸도 약하게 한다. 국물 안주를 선택할 때는 짜지 않은 것으로 먹되, 조금 식힌 뒤 섭취하도록 한다. 과일이나 채소 등의 안주가 더 좋다. 섬유질이 많기 때문에 씹을수록 치아의 표면을 닦아주기 때문이다. 술을 마신 후 치아 손상을 줄이고 싶다면 충치 예방 효능이 있는 껌을 20분 이상 씹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물론 귀가 후에는 평상시보다 더 꼼꼼하게 칫솔질을 하도록 한다.

◇술과 관련된 잘못된 상식=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은 뒤끝이 좋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술을 마신 후 아침의 숙취라 불리는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에 의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술의 도수와 상관없으며 흡수된 알코올의 양과 관련이 깊다.

술을 마시고 얼굴이 붉어지면 건강하다는 생각도 흔한 오해다. 알코올의 유독성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축적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간에서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물과 탄산가스로 분해할 수 없거나 간의 능력이 떨어져 몸 안에 축적되는 현상이다.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 과음을 피하는 게 좋다.

해장술도 잘못된 정보에서 나온 금기사항이다. 해장술은 독에 독을 더하는 행위다. 뇌의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일시적으로 숙취를 잊게 해주는 것처럼 느끼게 할 뿐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몸을 망치게 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