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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하재근의 TV세상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04일(火)
‘개천의 龍’ 막힌 세상…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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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카이 캐슬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심상치 않다. 1회는 시청률 1.7%로 출발했지만 2회에 4.4%로 수직 상승하더니, 4회에 7%를 돌파했다. 이런 폭발적인 상승은 작품이 시청자의 욕망을 제대로 저격했다는 뜻이다.

스카이 캐슬이라는 고급 빌라촌이 배경이다. 국내 최고 대학병원에서 선별된 ‘베스트 오브 베스트’ 정교수들과 로스쿨 교수 등의 가족이 모여 산다. 대학 재단이 소수의 특별한 사람에게 고급 빌라를 제공했다는 설정이다. 이들은 자신이 누리는 것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혈안이다. 자식이 스카이 캐슬을 제공받도록 하려면 자식을 최고 대학 의대, 법대에 들여보내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의 최고 관심사는 자식의 입시다.

이들은 재벌이 아닌 전문직 종사자다. 하지만 스카이 캐슬의 과장된 호화로움은 마치 이들을 재벌처럼 보이게 한다. 그런 점에서 리얼리즘 작품이라기보단 우화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이라면 강남 아파트촌 배경이 적당할 것이다. 강남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문직 종사자 가정의 입시열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하다. 이 작품은 그것을 스카이 캐슬이라는 호화 빌라촌 풍경으로 과장했는데, 이게 더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스카이 캐슬은 하늘 같은 상류층이 사는 궁전이라는 의미와 함께, 한국인이 선망하는 유명대 학벌의 철옹성을 가리킨다. 학벌사회인 한국에서 신분 피라미드는 유명대 학벌로 유지되고, 학벌을 매개로 대물림된다. 과거엔 개천에서 용이 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계층 상승의 사다리는 사라져가고 유명대 학벌은 점점 더 그들만의 리그가 돼간다. 일반 서민에겐 하늘 위 궁전처럼 여겨지는 ‘스카이 캐슬’이 된 것이다. 호화로운 모습으로 과장되게 묘사된 빌라촌 스카이 캐슬은 바로 이런 학벌 피라미드 꼭대기, 그들만의 리그에 대한 서민의 위화감과 동경을 표현한다. 물리적으론 비현실적이지만 심정적으론 그 어떤 리얼리즘 묘사보다 리얼하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반응하는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울대 의대 수시에 합격한 영재 이야기부터 작품은 시작한다. 영재의 포트폴리오를 얻기 위해 스카이 캐슬 부모들이 사활을 걸고, 그것이 좌절되자 주인공은 자기 딸에게 일류대 성공률 100%라는 코디네이터를 붙여준다. 왜 오늘날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젠 참고서, 문제집만 달달 외워선 역부족이고 일류 전문가들이 포트폴리오를 짜줘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바로 강남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드라마는 그런 사람들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해 더 심화된 입시 풍속도를 그려냈다. 시청자는 이 드라마를 통해 강남에서 벌어질 법한 입시 경쟁의 이전투구를 엿보며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한편으론 그들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학습해 자신의 가정에 대입해본다. 작품에서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영재의 가정은 파멸했다. 입시 경쟁만 강요하다 부작용이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4회에서 주인공은 그런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입시 코디네이터의 지시를 따르겠다는 ‘악마의 계약’을 맺었고, 이 회에 시청률이 7%를 넘어섰다. 최고 입시 전문가와 악마의 계약이라도 맺고 싶은 부모가 과연 이 드라마 주인공뿐일까?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스카이 캐슬’을 향한 우리 마음속 욕망을 건드렸다고 할 수 있다.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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