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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04일(火)
표류하는 放通委의 독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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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열 경제산업부 부장

여당이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규제 입법에서 급선회를 했다. 각계 의견을 공론화로 수렴하겠다고 물러섰다. 연말까지 가짜뉴스를 삭제·처벌하겠다며 29명의 의원이 법안을 공동 발의해 통과를 서두르던 기세가 많이 꺾였다. 예상보다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이나 언론계는 물론, 민변과 시민단체 등 ‘초록 동색’ 집단에서조차 항의가 잇따르자 많이 당황했던 것 같다. 애초에 정보의 진위를 법원, 선관위, 언론중재위 등 정부 기관에 의해 판별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무리였다. 민주화 세력이 민주주의의 기본도 모른다는 비판을 받았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민간 자율 정화에 초점을 맞춘 상식으로 회귀해 뒤늦으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무력하기만 했다. 10월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가짜뉴스 대책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장이 방통위원장에게 “선관위 등 독립기관이 (가짜뉴스 여부를) 판단하는 거지 정부가 나서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말해달라”고 하자, 위원장은 “그렇다”고 맞장구를 쳤다. 바로 다음 날 전국언론노조는 “깊이 우려한다”는 성명을 냈다. 하루 전날에는 언론개혁시민연대가 “가짜뉴스 과잉규제 압박은 방통위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국무총리가 가짜뉴스 엄정대응을 주문하자 방통위는 일주일 후 범정부 TF 구성, 부처별 담당관제 등 무리한 대책안을 발표하려다 국무회의에서 보완 지시를 받고 부랴부랴 회견을 취소하기도 했다.

방통위는 대통령 직속의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독립 규제위원회다.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조는 ‘이 법은…방송통신위원회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함으로써’라고 못 박았다. 독립 규제위원회는 19세기 미국에서 탄생한 기구다. 전국에 철도망이 부설되면서 재벌이나 관리, 정치인 등의 압력으로부터 중립적인 규제기관이 필요해서다. 위원회 형태를 갖춘 건 다양한 이해를 반영하면서 독립성도 보장하기 위함이다. 공정한 규제를 위해 위원의 독립성과 기구의 정치적 중립성은 필수다. 그래서 입법·사법·행정의 3권분립에서 벗어난 제4부로도 불린다. 이론은 그렇지만 위원장 임명은 대통령이 하고, 예산은 국회 통제를 받으며, 심결은 사법부의 재판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학설도 제기된다. 대한민국에서 독립성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행정기관이 어디 방통위뿐이냐는 동정론도 있다.

언론 역시 제4부로 불린다. 권력감시 기능을 맡아 민주주의 형성의 한 축을 담당한다. 흔히 언론은 공정 보도를 위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이 필수라고 한다. 잘못하면 ‘기레기’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언론 독립은 스스로 지키는 것이다. 누가 가져다주지 않는다. 안에서 편집권의 독립, 밖에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싸워야 한다. 평생 언론학자인 방통위원장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1년 반 전에 대통령이 임명장을 주면서 “안면도 없는 분”이라며 독립을 장려했고, 위원장은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던 기억이 떠올라 더욱 안타깝다.

nosr@
e-mail 노성열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노성열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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