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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04일(火)
車 블랙박스에 포착된 일상… ‘디지털 오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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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이, 제13의 보행자, 장지에 연필 채색, 99×63㎝, 2018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이상의 ‘오감도’ 1편 첫 구절) ‘까마귀 烏(오)’ ‘질주’ ‘13’이라는 숫자나 시어에서 느낄 수 있듯 무언가 불안한 현실과 염세적 정서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 말고는 해독을 유예한 시이다. 하지만 축자적(逐字的)으로는 묘하게도 유한이의 그림과 일치한다.

새(까마귀)가 굽어살펴본 모양의 그림이라 해서 오감도인데, 그 까마귀가 다름 아닌 차량용 블랙박스였다.

도로를 무단 횡단하다 렌즈에 우연히 포착된 군상들이다. 대다수에게 위반이 습관처럼 굳어버린 것은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집단적 타성을 꾸짖는 작가의 발상이 흥미롭다.

꺼림칙한 것은 우리의 사소한 행동조차 ‘까마귀의 눈’에 포착되고 어딘가에 저장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군중성이든 익명성이든 그 뒤에 숨으려 했지만 어딘가에 기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오싹한 일이다. 각설하고, 지킬 것 지키고, 가슴을 활짝 펴고 당당하게, 걸음도 늠름하게 활보하며 살면 될 일.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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