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하고 대중적인 느낌으로 ‘애국가’ 23년 만에 새로 제작

서울시향·서울시합창단 녹음
저작권 기증 누구나 이용가능
“음원 교체는 행안부 결정”

엄숙하고 권위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해 유연하고 대중적인 느낌의 애국가 음원이 제작됐다.

한국저작권위원회(위원장 임원선)는 지난 2005년 작곡가 안익태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1호 기증저작물 애국가를 새롭게 편곡해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서울시합창단이 녹음한 음원을 제작했다고 4일 밝혔다.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위원회 공유마당에 애국가 악보만 올려놓아 음원을 내려받고 싶다는 민원이 많았다”며 “이에 음악대학 교수 등 제작진에게 의뢰해 새로운 음원을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편곡은 ‘피에타’ ‘창궐’ 등의 영화음악을 만든 박인영 음악감독이 맡았으며 지난 11월 5∼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최수열·차웅 지휘자의 지휘로 서울시향과 서울시합창단이 녹음했다. 녹음은 클래식 음악 녹음 전문가인 최진 씨가 진행했다. 저작권위원회는 오는 17일 서울 용산구 서울사무소에서 새 애국가 음원 저작권 기증식을 개최한다.

현재 가장 많이 보급된 애국가 음원은 KBS교향악단이 1995년 제작해 배포한 버전으로, 행정안전부 홈페이지에도 이 버전의 애국가가 음원으로 소개돼 있다. 행안부는 “저작권은 한국방송공사(KBS)에 있으며 반드시 국민의례 등 비영리 공익적 목적으로만 사용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써놨다.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음원을 편곡, 지휘, 연주한 모든 분이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기증하기로 했기 때문에 누구나 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에서 내려받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며 “행안부에도 새 애국가 음원 제작을 알렸다. 음원 교체 여부는 행안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애국가 음원은 기존 음원보다 음향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열 지휘자는 “좋은 녹음 시스템을 사용해 대중에게 세련되고 매끄럽게 다가갈 것”이라며 “원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전주 네 마디 중 두 부분 정도 변화가 있다. 음악 전공자는 대선율(주선율에 대응하는 선율) 변화가 꽤 파격적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구철·최현미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