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피팅룸… 바나나우유 모양 로션… 장점 섞어야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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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등에서도 기존 판매 영역을 뛰어넘는 다양한 융·복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역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생존 원칙이 작용한 결과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가 덕성여대 학생회관에 운영 중인 ‘CU 덕성여대 학생회관점’은 독특한 매장 설계로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공간에 화장품과 관련된 ‘파우더존’(사진)과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피팅룸’(탈의실)을 설치한 것. 단순한 편의점 기능에서 벗어나 고객들에게 화장품과 패션을 위한 공간까지 제공하게 된 것이다. 이 효과로 CU 덕성여대 학생회관점은 기존 일반 형태의 편의점이었을 때보다 고객이 30% 이상 늘어났다.

GS25는 올해 초 토니모리와 함께 전용 색조 화장품인 ‘러비버디’를 론칭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해 화장품 전문 제조업체인 ‘비씨엘(BCL)’과 업무 제휴를 맺고 색조 화장품 브랜드 ‘0720’을 출시했다.

제과·음료업체인 빙그레는 고유 영업 업종과는 전혀 상관없는 화장품을 내놓기도 했다. 빙그레 최고 히트작인 ‘바나나맛 우유’ 모양과 비슷한 용기의 보디로션을 출시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정관장 홍삼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KGC인삼공사도 프리미엄 홍삼 화장품 브랜드 ‘동인비’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인삼공사는 장기적으로 화장품 사업을 주력 사업의 하나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신세계푸드는 최근 일본 뉴트리(NUTRI)사와 손잡고 차세대 유망 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케어푸드 시장’에 진출키로 한 바 있다.

기존 유통업체들이 타 업종과 일종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을 넘어서 사업 다각화에까지 나선 이유는 한정된 시장에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발달과 이에 따른 온라인 쇼핑 시장의 급성장으로 사업 영역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시장 환경의 변화도 이들 유통기업을 적자생존의 전쟁터로 몰아넣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과 정보기술(IT) 등의 발달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제 한 가지 제품만으로는 성장을 이어가기가 힘들게 됐다”며 “유통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나서서 해외의 다양한 쇼핑 형태를 도입해 시범을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