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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종대의 동네 집 이야기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05일(水)
주민들이 투자… 편하게 한잔 나눌 수 있는 ‘동네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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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자리잡은 커뮤니티 바 ‘공집합’. 큰 창과 글씨들이 소통을 위해 유리창을 장식하고 있다
상도동 커뮤니티바 ‘공집합’

지하철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에서 멀지 않은 성대로1길에, 얼마 전부터 녹색의 네온사인으로 밤길을 환하게 비추고 있는 술집이 생겼다.

술집이라지만 내부가 훤히 보이는 커다란 유리창으로 인해 커피숍 같은 분위기의 이곳은 커뮤니티 바(Community Bar)를 꿈꾸는 ‘공집합’이다. 이곳에서도 여느 바처럼 술과 안주를 판매하고 있어 개방적인 분위기를 제외하면 일반 술집과 크게 다른 점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커뮤니티 바는 무엇이고 어떤 점이 다른 걸까?

커뮤니티 바 ‘공집합’의 실체를 알기 위해서는 이 공간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지난 2013년 11월, 마을 만들기에 관심이 많았던 두 젊은이가 이 마을에 들어와 공유부엌인 ‘청춘플랫폼’을 열었다.

공유부엌은 음식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주방기구들을 갖춰놓고 원하는 주민들에게 빌려주는 공간을 말한다. ‘청춘플랫폼’은 33㎡(10평) 남짓의 작은 공간으로 시작했지만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일 외에 뜨개질이나 악기 연주, 소규모 전시 등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마을문화공간으로 성장했다. 이곳을 만든 젊은이들은 ‘청춘플랫폼’을 운영하면서 마을 속 공유공간의 필요성과 가치를 더 느끼게 됐고 공유사무실과 공유주택을 잇달아 동네 안에 만들게 됐다.

커뮤니티 바 ‘공집합’은 동네 안에서 먹고 일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한 ‘동네에 갈 만한 곳’을 만드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특히 마을에 공유공간이 생기면서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주민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편안하게 술 한잔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바를 만들게 됐다. 커뮤니티 바는 조성과정도 독특하다. 바를 찾는 사람들을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능동적 참여자로 인식하고 운영 과정에 참여를 유도해 투자를 받았다.

원하는 투자자들은 ‘호스트 나이트’라는 이름으로 일주일에 한 번 자신이 주인이 돼 바를 운영해 본다. 호스트 중에는 나중에 자신의 가게를 운영해 보려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방식은 ‘청춘플랫폼’에서 운영하는 ‘요일가게’에서 영향을 받았다. ‘요일가게’는 인천배다리 ‘요일가게 다 괜찮아’와 유사한 방식으로(김종대의 동네 집 이야기 2017년 4월 5일자 기사 참조) 일부 사람들은 ‘요일가게’를 통해 정식으로 가게를 낼 수 있었다. ‘공집합’과 큰 창을 통해 서로의 모습을 공유하고 있는 카페 ‘지구’의 주인도 ‘청춘플랫폼’ 후속시설인 공유사무실 ‘청춘캠프’가 배출한 인물이다.

커뮤니티 바 ‘공집합’은 ‘공유를 통한 더 나은 일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를 알고 나니 바의 이름이 ‘공집합’인 이유도, 술 마시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크고 투명한 유리창도 이제야 이해가 된다.

살기 좋은 마을의 조건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잘 먹고 잘 쉬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라면 좋은 마을이다. 거기에 이웃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공집합’에서의 술 한잔이 마을 커뮤니티의 시작이라고 하니 즐겨 찾을 명분은 충분해졌다.

글·사진 = 건축가·디자인연구소 이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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