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한국과 뉴질랜드, 함께 할 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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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지난 2∼4일 뉴질랜드를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마지막 날인 4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이뤄진 저신다 아던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방산 협력을 활성화하고 남극 연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뉴질랜드 국빈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2009년 이래 처음이다.

많은 한국인은 뉴질랜드를 영화 ‘반지의 제왕’과 ‘호빗’, 그리고 청정 자연을 가진 아름답고 우호적인 나라로 알고 있다. 뉴질랜드는 이러한 이미지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다른 것도 많이 갖고 있다. 국토 면적은 한국의 2.5배, 인구는 한국의 10% 미만인 뉴질랜드는 놀라운 자연경관, 생산성 높은 넓은 농지, 세계 최고의 어드벤처 관광을 제공한다. 이러한 요소들의 조합으로 뉴질랜드는 매년 약 400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번지점프는 뉴질랜드에서 처음 시작돼 유명해졌고, 절벽에서 행글라이딩하거나, 와이너리들 또는 눈 덮인 산 위로 패러글라이딩하기에도 뉴질랜드는 세계 최적의 장소다. 산악 트랙을 바퀴 달린 눈썰매로 빠르게 내려오는 루지는 뉴질랜드가 발상지다. 뉴질랜드 기업 스카이라인이 한국 내 최초의 루지 트랙을 2017년 경남 통영에 오픈했고, 이미 약 300만 명이 통영 루지를 이용했다. 루지는 오랜 전통을 가진 뉴질랜드 혁신성의 일부다.

뉴질랜드인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적용하는 데에 뛰어나다. 여성 참정권을 세계 최초로 법제화하고, 에베레스트산을 최초로 등반하고, 원자를 최초로 분리한 것도 뉴질랜드인들이다. 올해 미국과 뉴질랜드 회사 로켓랩이 뉴질랜드 북섬에서 상용 로켓을 발사하기 시작함으로써 뉴질랜드는 말 그대로 우주로의 발사대가 됐다.

뉴질랜드와 한국은 6000명 뉴질랜드 군인의 6·25전쟁 참전으로 다져진 우정을 함께 나누고 있다. 오늘날까지도 유엔군사령부 소속으로 6명의 뉴질랜드 군인이 한반도에서 근무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는 우방이자 파트너다.

한·뉴질랜드는 공통의 가치들을 공유하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 뉴질랜드와 한국은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번영하는 역내의 촉진과 규칙에 기반한 무역 체제를 지지하는 유사한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사람 중심의 포용 경제와 지속가능한 성장은 뉴질랜드 정부의 더 공정하고 더 인정 있는 사회 구현을 위한 우선 정책들과 유사하다. 한·뉴질랜드 양국이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

양국은 2015년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으며, 이로 인해 특히 와인·양고기·쇠고기·치즈·녹용과 같은 고품질의 뉴질랜드 자연식품의 높은 성장을 이끌고 있다. 세계 선두 키위 생산업체인 뉴질랜드 제스프리는 100여 제주도 농가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하고 키위를 제주도에서도 생산함으로써 1년 내내 한국 시장에 제스프리 키위를 공급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한국을 위한 훌륭한 투자 대상국이다. 세계은행(WB)은 뉴질랜드를 세계에서 가장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평가한다. 뉴질랜드는 견실한 사법 및 법률 시스템, 견고한 3% 이상의 경제 성장률, 낮은 인플레이션, 단순하고 기업 친화적인 세금 제도로 뒷받침되는 안정된 개방 경제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문 대통령의 이번 아름답고 혁신적인 뉴질랜드 방문은 뉴질랜드와 대한민국 간 성장과 협력의 다음 단계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기회였다.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 팀원들과 함께 한국에서 이 일을 리드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함께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