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비핵화 안해 2차회담 필요… 문 열렸을 때 들어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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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볼턴 ‘트럼프 의중’ 밝혀

내년초 2차 美北정상회담 의제
‘北 비핵화 이행’ 분명히 못박아

협상 응답없는 北에 경고 성격
‘인내심 한계’ 시사하며 압박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약속 이행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2차 (미·북)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비핵화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볼턴 보좌관은 4일 워싱턴에서 열린 월스트리트저널(WSJ) CEO 카운슬 연례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2차) 정상회담이 생산적일 것이라고 보는 이유”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은 “(1차 정상회담) 약속들을 살펴보고, 이를 실현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북한이 지난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비핵화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2차 정상회담은 북한이 미뤄놓고 있는 비핵화 조치를 논의하고 실천 방안을 마련하는 자리라는 사실을 북한에 전달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차 미·북 정상회담 전인 5월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폭파를 검증단 없이 시행했을 뿐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는 아무런 비핵화 관련 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 또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중단했지만 북한은 제재 완화를 요구하며 2차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회담이나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특히 볼턴 보좌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북한)을 위해 문을 열어 놓았다. 이제 그들이 걸어 들어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매우 강력한 개인적 관계를 구축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이 대화를 미룰 경우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회의적인 대북 강경파 입지가 커지면서 대화가 아닌 군사적 압박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11월 20일 한·미 워킹그룹 회의 당시 “북한이 협상에 응하지 않는 어정쩡한 상태는 계속 갈 수 없다.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미국 정부 내 대북 목소리가 강경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미국 측의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5일 “미 국무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미국 측 회담 요구에) 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며 “북한이 긍정적으로 나오길 바라지만 그걸 위해서 제재 수단을 낮출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독일 마셜펀드 주최 행사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하에서 우리는 국제적인 리더십이나 우리의 친구들을 버리고 있지 않다”며 “세계 어느 나라도 북한 정권을 제재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수십 개국을 집결시킬 순 없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 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