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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05일(水)
文대통령 公言에도 민노총에 밀려 좌초한 ‘탄력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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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로제 문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말 바꾸기’를 보면 집권세력으로서의 책임감과 중량감은 물론 신뢰조차 느끼기 힘들다. 지지세력의 반발에 밀려 모처럼 어렵게 이뤄진 여야 합의도 손바닥 뒤집듯 깨뜨렸기 때문이다. 합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보기도 힘들고, 합의를 번복하면서도 상대측과 국민·기업을 향해 정중히 사과하고 양해를 구하는 일도 없었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한 달 전인 지난달 5일 첫 여·야·정 상설협의체 회의에서 ‘기업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등 보완입법 조치를 마무리한다’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지난달 21일 연내로 입법 시한도 못 박았다. 탄력근로제 적용 단위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1년으로 확대하는 쪽으로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면 된다. 올 연말로 계도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연내 입법이 절실하다. 대통령과 주요 정당들이 모두 합의한 만큼 입법에 아무 어려움이 없다. 그런데 민주당은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지켜봐야 한다”며 관련 논의를 거부했다. 문 대통령도 최근 그와 유사한 언급을 했다. 이런 입장은 현재의 경사노위 상황을 고려할 때, 관련 입법을 무기 연기 등 좌초시킨 것과 다름없다.

문 대통령과 여당이 돌변한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탄력근로 기간 확대 반대 등을 내걸고 21일 총파업 투쟁을 벌이고 , 앞서 17일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집회를 가졌다. 노동계는 단위 기간이 늘어나면 고용노동부 과로사 기준(12주 평균 60시간, 4주 평균 64시간 이상 근무)을 넘어서고, 40시간 이상 일할 때 받는 연장근로수당이 줄어든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논의는 심도 있게 진행됐고, 공감대도 마련됐다. 결국 집권 세력이 두 단체의 요구에 굴복한 것이다.

이미 산업 현장에서의 어려움과 혼란이 시작되고 있다. 정부는 계도기간 연장 등의 당근을 제시할지 모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쉬운 이런 현안조차 노조에 끌려다닌다면 한국경제의 앞날은 암담하다. 시장(市場)은 대통령과 여당 약속도 못 믿게 됐다. 이런 불확실성은 시장의 가장 큰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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