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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06일(木)
콜레스테롤 줄이고 위염 막아주고… 쌀이 ‘진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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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진흥청은 지속적인 품종 연구를 통해 쌀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다. 쌀은 이제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건강 기능식, 식품산업 주요 재료로 진화하고 있다. 농진청 제공

- 농진청, 벼품종 개발 프로젝트 15년 성과

쌀소비량 50년새 절반 줄어
‘量’ 중심 개발서 ‘質’로 승부
‘삼광’ ‘해담쌀’등 18종 개발
외국 품종보다 ‘월등한 밥맛’
전체 재배 면적의 25% 차지

‘고아미’는 탄력좋은 쌀국수용
누룩 잘붙는 ‘설갱’은 술 적합
“쌀 부가가치 높이는 연구 계속”


“맛은 물론 영양, 그리고 각종 산업의 원료로 쓰일 쌀의 기능성에 대해 주목해야 합니다.” 쌀이 변하고 있다. 보릿고개란 말의 의미를 잊어버릴 정도로 먹거리는 넘쳐나고 쌀은 남아돌아 문제가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쌀의 가치는 날로 높아지고 그 활용도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주식(主食)의 기능을 넘어 현대인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식재료이자, 산업의 다양한 영역에서 주요 원료로 쓰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소비자 요구를 충족할 현장 중심 연구를 통해 지역 소비자와 생산자, 유통업자가 참여해 최고의 밥맛을 자랑하는 벼 ‘해들’을 개발했다. 해들은 2016년 농진청이 경기 이천시, 농협과 함께 ‘수요자 참여형 품종 개발 연구(SPP)’로 개발한 조생종 최고품질 벼다. 육종가가 교배하고 농업인이 선발해 소비자 평가단이 결정했다. 지역민이 이름을 붙였다는 점에서 모두가 주인인 최초의 품종이다.

◇ 벼 품종 개발, 양이 아닌 질로 승부 = 이처럼 농진청이 개발한 쌀 신품종은 농가에도 상당한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농진청이 추진하는 최고품질 벼 품종 개발 프로젝트는 우리 생활에서 쌀의 가치를 높여주는 작업이다. 사실 식생활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벼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로서 지난해 76만ha의 재배면적에서 397만t의 벼를 생산해 지금까지 최소 재배면적과 생산량을 기록했다. 밥쌀용 쌀 소비량은 50년 전에 비해 50% 이상 감소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61.8kg의 쌀이 소비됐다. 그동안 ‘양’ 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나 ‘질’ 중심의 연구결과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농진청은 2003년부터는 ‘최고품질’ 벼 개발에 나섰다.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정의하는 고품질 쌀은 밥이 맛있고 좋은 외관 품질을 지니고 있으며 안전한 쌀이다. 농진청은 이 기준에 충족될 뿐만 아니라 외관 품질, 밥맛, 도정특성, 병해충 저항성 등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정해 지금까지 18종의 최고품질 벼 품종을 개발했다. 올해 최고품질 벼 품종의 재배면적은 총 재배면적의 25.2%에 달한다. ‘삼광’ ‘영호진미’ ‘운광’ ‘하이아미’ ‘미품’ ‘대보’ ‘해품’ ‘해담쌀’ ‘수광’ ‘현품’ ‘호품’ ‘칠보’ ‘진수미’ ‘진광’ 등 14개 품종이 재배됐다.

이처럼 최고품질 벼의 품종 개발·보급으로 외국 쌀과 상대할 정도로 품질경쟁력은 높아졌으나 생산현장은 여전히 다수확 위주의 품종과 재배기술을 선호하고 있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고급화된 쌀에 대한 잠재 수요는 존재하나 소비자는 여전히 품질과 품종명보다는 재배지역과 쌀 브랜드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런 소비자들의 성향에 따라 생산현장도 수확량 증대보다는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벼 품종의 선택과 재배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다양한 기능 가진 쌀 = 최고품질 벼 품질 개발 프로젝트는 여러 기능성 쌀을 낳았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밥맛 좋은 쌀, 가공식품 만들기 좋은 쌀, 기능성분을 높인 쌀 등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농진청에서 제공하는 쌀에 대한 정보를 통해 원하는 종류의 쌀을 구입할 수 있다. ‘흰 쌀’이 전부가 아니다.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쌀이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개발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먼저 최고품질 쌀은 쌀알 가운데(심백)와 쌀 옆면(복백)에 하얀 반점이 전혀 없고 ‘일품’ 이상의 밥맛과 도정수율이 75% 이상(완전미 도정수율은 65% 이상)이면서 벼에서 발생하는 주요 병해충 2개 이상에 저항성을 가져야 한다. 현재까지 육성된 최고품질 쌀은 ‘삼광’ ‘운광’ ‘호품’ ‘하이아미’ ‘해담쌀’ ‘청품’ 등 18품종이다. 특히 ‘고품’ ‘삼광’ ‘호품’은 일본의 ‘고시히카리’ 등 외국 품종보다 밥맛이 더 월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술, 국수, 빵 등을 만들기 좋은 가공용 쌀 품종들도 그 쓰임에 따라 다양한 품종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설갱’은 매우 부드럽고 잘 으깨져 누룩균이 잘 달라붙고 번식도 왕성해 맛과 향기가 좋은 술을 만들 수 있는 품종이다. 경기도 대형 주류업체는 8종의 제품에 설갱을 사용하고 있다. 농가와 계약재배를 추진해 농가는 안정적인 수익을, 산업체는 품질 좋은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고아미’는 면을 만들었을 때 탄력이 좋은 쌀국수용 품종이다. 충남의 한 쌀 가공업체는 이 품종을 이용해 쌀 함량 90%의 국수와 50%인 설렁탕 사리면을 개발해 월 100t가량의 쌀국수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산업체와 함께 글루텐이 들어가지 않았거나 적게 들어간 빵이나 아이스크림, 피자, 소시지 등 고부가가치 쌀 가공식품을 개발 중이다.

“탄수화물 때문에 쌀을 먹으면 다이어트에 실패한다”는 ‘잘못된’ 건강상식 때문에 쌀 소비가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기능성이 가미된 건강에 좋은 쌀은 새로운 다이어트 식품으로, 또 건강기능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조생흑찰’은 위염균 독소 단백질 발현을 억제해 위염 치료 및 예방에 효과적이다. ‘홍국쌀’은 상주찰벼에 붉은 누룩곰팡이인 홍국균을 접종해 발효한 쌀로, 홍국쌀의 주요 기능 성분인 모나콜린K가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 함량을 높이고, 해로운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춘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관계자는 “쌀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연구, 소비자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기능성, 가공용 쌀 연구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농림축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문화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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