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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하시설 안전’ 비상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06일(木)
“관 터질까 땅 꺼질까, 발밑이 두려워”… 걷기도 불안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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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저녁 온수관이 파열됐던 경기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6일 오전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들이 아직도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수도권 주민 불안감 커져

“싱크홀 이어 열배관까지
아이들 통학로에서 폭발”

“이전에도 사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

“시민들 생명·안전과 직결
노후화 지하시설 정비 시급”


지난 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발생한 한국지역난방공사 열배관 파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4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하자, 지역난방을 쓰는 1기 신도시 주민 등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6일 사고현장에서 만난 백석동 주민들은 노후한 배관들로 인해 사고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석역 에스컬레이터 관리 업무를 하는 김모(28) 씨는 “지하에서 주로 일을 하다 보니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하거나 배관 파열 사고가 났을 때 불안감이 더 큰 것 같다”며 “사실 지하가 이동할 때 주로 쓰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안전 관리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인근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서모(17) 양은 “매일 학교를 오가면서 다니는 길에서 이런 일이 났다”며 “싱크홀이 발생할 때마다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사고가 나니 그런 마음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노후관 비율이 77%에 달하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54%인 서울 강남구의 주민들도 정기적인 점검과 단계적 교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분당에서는 올해에만 두 차례 열배관 파열 사고가 발생했다. 분당구 이매동에서 만난 임모(여·70) 씨는 “백석역 사고 소식을 접하고 굉장히 심란했는데 땅 밑은 알 수가 없으니 더욱 무섭다”며 “전기선 등 땅 밑을 잘 정리하고, 주민이 불안하지 않게 예산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3월 온수 배관이 터져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던 강남구 삼성동 주민들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어느 것 하나 달라진 것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9개월 전 삼성동 코엑스 주변엔 70도가 넘는 뜨거운 물이 넘쳐 흘렀다. 인근 도로 5m 정도가 가라앉고 온수 공급이 끊기는 등 주민들은 큰 불편함을 겪었다. 사고 현장 인근에 사는 이모(62) 씨는 “당시 사고 현장을 봤는데 파이프들이 대부분 녹슬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2014년 8월 대형 싱크홀을 경험했던 서울 송파구 주민들 또한 이번 백석역 열배관 파열 사고가 남 일 같지 않다. 30년째 송파구 석촌동에 사는 김영민(64) 씨는 “이 일대 사람들은 싱크홀을 겪었기 때문에 불안감이 더 크다”며 “오래된 배관부터 하나씩 관리하되 언제라도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관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시가 23개 자치구에서 471.3㎞ 구간에 걸쳐 싱크홀 조사를 실시한 결과 노원구에서만 13곳이 우선 복구가 필요한 곳으로 나타났다. 하계동에 거주하는 김분옥(여·58) 씨는 “청소년과 아이들이 많고 서울 전체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지만 아파트는 지어진 지 오래돼 열악하다”며 “이번 기회에 교체가 제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성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시민들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노후시설을 제때 보수하고 교체해야 한다”며 “주기적인 점검과 진단을 통해 시설이 노후화되고 사고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KTX 오송역 단전과 KT 아현지국 통신 단절에 이어 고양에서 이런 일이 생겨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 국무총리는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빠른 시일 안에 노후 열수송관을 점검해 의심스러운 곳은 정밀진단하고, 위험이 예상되는 구간은 관로를 조기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고양=윤명진·성남=최재규 기자 jinieyoon@,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mail 윤명진 기자 / 사회부  윤명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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