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처리 막판 진통… 오늘 넘기면 ‘지각 신기록’

與野 지도부 “협상 최선” 불구
좀처럼 합의점 못찾고 맴돌아
4조원 규모 세수 결손 대책과
선거제 연계 처리 ‘막판 변수’
與 “연계 처리는 없다” 못박아

8일·9일 휴일까지 이어지면서
예산안 처리 더욱 길어질 수도

470조 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목표로 삼았던 ‘6일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무산될 게 확실시된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가장 늦은 예산안 처리라는 불명예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권을 바라보는 여론도 한층 싸늘해지는 모습이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국회 본회의를 앞둔 6일 오전에도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협상을 이어갔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실무 작업을 하는 데 하루 정도 걸리는 만큼 오늘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정부 예산안은 국회선진화법 시행 첫해인 2014년 법정 처리시한인 12월 2일 처리된 것을 제외하고는 2015년 12월 3일, 2016년 12월 3일, 2017년 12월 6일 등 모두 법정 처리시한을 넘겼다. 이날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 무산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지각 처리 기록’을 경신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올해는 여야 대치가 장기화하면서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된 7일에도 예산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홍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 합의가) 오늘 낮 12시까지 되지 못하면 7일에도 처리하지 못하는데, 8일과 9일은 휴일이라 예산안 처리가 장기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오는 9일 정기국회 종료 때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해 국회선진화법 체제에서 최초로 예산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 소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 등으로 발생한 4조 원 규모의 세수 결손 대책과 야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주장하는 예산안과 선거제도 연계 처리 등을 놓고 여야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야 3당이 선거법에 연계시켜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데 정말 국민께 송구스러운 일”이라며 “예산안과 선거법을 연계시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해 난항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예산안과 선거제도 연계 처리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예산안 합의문과 선거구제 개편 합의문을 별도로 작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선거구제 개편 문제를 예산안 합의문에 담는 것은 무리인 만큼 별도로 작성해 저쪽(야 3당)에 명분을 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그걸 받아들이느냐의 문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은 선거구제 합의문에 먼저 사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